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이 끝났다. 2차전을 앞둔 5일, 김인식호의 고민에도 변화가 있다.
8일 일본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12 일정을 시작하는 김인식호. 사실상 급조된데다 마운드가 역대 최약체 수준이라는 걱정이 많다. 4일과 5일 쿠바와의 평가전(서울 슈퍼시리즈)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 4일 1차전서 6-0으로 완승하면서 김인식호의 고민에도 변화가 생겼다.
▲해결된 고민
애당초 대표팀 타선의 고민은 두 가지였다. 일단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타자들의 경우 정규시즌 종료가 1개월이 흘렀다는 점에서 실전감각 저하가 우려됐다. 10월 26일부터 합숙훈련을 시작했지만, 한국시리즈에 참가했던 삼성과 두산 투수들이 늦게 합류하면서 자체 평가전도 치르지 못했다. 또 하나는 삼성과 두산 타자들의 극심한 피로. 포스트시즌 1경기는 정규시즌 1경기보다 2~3배의 피로가 쌓인다. 집중과 긴장의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 특히 두산은 포스트시즌만 14경기를 치렀다.
기우였다. 4일 1차전을 통해 타자들의 실전감각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했다. 대표팀 타선은 12안타 5볼넷 6득점했다. 팀 타율은 0.343. 김현수 민병헌 나성범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 가장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박병호와 김재호를 제외하고 선발라인업에 포함된 모든 타자가 1안타 이상을 쳤다. 특히 두산 타자 5명은 11타수 5안타를 합작, 한국시리즈 우승이 피로를 날렸다는 걸 증명했다. 물론 1차전 등판했던 쿠바 투수들이 구위와 제구 모두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대표팀 타자들의 낯선 투수 대응능력은 괜찮았다.
또 하나는 이대호의 컨디션. 일본시리즈 5차전서 투수의 투구에 손바닥을 맞아 부상했다. 3일 고척스카이돔 공식 연습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쿠바와의 1차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지만, 대타로 등장, 날카로운 중견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는 괜찮은 것 같다"라고 했다. 6일 4번 타자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다고 해도 적어도 경기력이 큰 지장이 없다는 건 확인됐다.
▲새로운 고민
1차전을 통해 새로운 고민들도 생겼다. 일단 이대호가 2차전 선발라인업에 복귀하면 타순과 포지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대호는 손바닥 통증을 감안, 아무래도 지명타자 비중이 높을 듯하다. 그렇다면 1차전 지명타자 나성범은 벤치에 앉아야 한다. 문제는 나성범이 1차전서 2안타를 날릴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는 점. 나성범의 본 포지션은 우익수. 그런데 우익수에는 1차전서 선발 출전했던 손아섭을 비롯해 민병헌도 버티고 있다. 1차전서는 경기 막판 좌익수 김현수가 빠지고 손아섭이 좌익수로 이동하면서 민병헌이 우익수로 나섰다. 민병헌은 교체로 투입됐음에도 2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날려 김인식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손아섭의 1차전 타격감도 좋았다.
결국 이대호 박병호 쌍포가 정상적으로 4~5번 타순에 기용, 1루수와 지명타자를 양분한다면 나성범 손아섭 민병헌이 우익수 한 자리를 놓고 3대1 경쟁을 벌여야 한다. 좌익수와 중견수는 김현수와 이용규가 선점한 분위기. 지명타자마저 이대호가 가져가면 대표팀은 수준급 우익수 요원 3명 중 2명을 선발로 쓰지 못한다. 일단 5일 2차전 우익수 선발출전자에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은 2차전 결과까지 지켜본 뒤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 나설 주전 우익수를 결정한다. 그는 고정라인업을 선호한다. 일단 우익수도 주전이 정해지면 계속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양의지와 김상수의 몸 상태도 체크해야 할 부분. 두 사람은 1차전서 결장했다. 양의지는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깨졌고 뼈도 약간 부러졌다. 한국시리즈서 투혼을 발휘,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으나 전체적인 몸 상태는 최악이라고 봐야 한다. 양의지는 2차전 출전도 불투명하다. 그가 컨디션을 회복해야 강민호의 부담감도 줄어든다. 김상수 역시 마찬가지. 이미 포스트시즌 14경기로 체력 소모가 극심했고, 포지션 특성상 체력 소모가 가장 큰 김재호의 부담을 줄이려면 김상수의 컨디션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쿠바의 경기력. 1차전서 쿠바의 경기력은 형편 없었다. 타선은 4안타 무득점으로 일관했다. 수비에서도 몇 차례 엉성한 모습을 보였다. 투수력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아마야구 최강이라는 과거 명성이 많이 퇴색했다. 5일 2차전서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된다면 한국으로선 연습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이 "볼 빠른 투수가 2차전에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던 것도 어떻게든 쿠바를 상대로 연습효과를 극대화하고 싶기 때문. 이번 슈퍼시리즈의 목적은 쿠바를 이기는 게 아니다. 프리미어12을 앞두고 쿠바를 상대로 대표팀 자체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물론 쿠바 역시 2일 방한, 시차적응의 문제는 있었다. 5일에는 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국도 긴장할 수 있다.
[김인식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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