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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세번째 시리즈가 잘될 리가 없죠.”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케이블채널 tvN 코믹가족극 ‘응답하라 1988’ 신원호 PD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신 PD는 시종일관 이번 작품의 저조한 성적을 예상한다고 말하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신 PD는 “‘응답하라’는 이제 우리 맘대로 멈출 수 있는 시리즈는 아니다. 망할 때까지 가야 한다는 전제하에 시작했다. 또 다른 큰 전제는 ‘세번째가 잘될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게 됐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응답하라 1997’를 시작할 때도 원래 하고 싶었던 건 가족이야기였다. 그래서 촌스러운 드라마 하나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 PD는 기존의 다른 시리즈물중 세 번째 작품이 늘 실패했다고 밝히며 “승산이라는 건 기준을 어디다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아마 ‘응팔’은 ‘응사’보다 잘될리가 없다. 그게 재미있다. 세번째 작품이 폭망(폭풍처럼 망한다는 신조어)하는게 재미있을 것이다. 네티즌들의 댓글처럼 ‘한번 망하는 꼴 보고싶다’는 생각은 나도 할 것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분명한 건, 요즘 없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가족끼리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은 드라마는 이제 없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걸 느꼈다면 만족한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리액션이다. ‘응팔’은 엣지 없고 촌스러운 드라마다. ‘누구와 경쟁해서 이길거야’란 생각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시청지도서’는 시청자들이 이번 작품에 좀 익숙하게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컸다. 심지어 ‘응사’ 1회 시청률 보다 더 잘나왔다. 그래서 ‘조용히 망하긴 글렀다. 망해도 크게 망하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요즘 많은 드라마들이 관심을 받기 위해, 혹은 시청률을 억지로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의 ‘막장’드라마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는 신 PD의 기획의도와 동떨어져있다. 신 PD는 “ 가족 이야기를 하는데 임팩트가 있으려면 암 정도 걸려 죽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가족과 관련한 일들은 워낙 일상적이고 반복되다보니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은 공기처럼 옆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소소한 기억을 뽑아내는게 힘들었다. 우린 가족극이면서 오그라들지 않길 원한다. 최대한 리얼한 관계를 만들어놓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고 원하는 바를 밝혔다.
특히 “잔잔한 감동을 에피소드를 꾸려놨기 때문에 보면서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말하는 정서가 전달되지만 심심할 수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처럼 신 PD는 우리가 과거에 느꼈던 감정을 되살리고 그 안에서 공감대를 느끼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시청자들이 신물나게 봤던 말도 안되는 억지 막장과는 180도 다르다. ‘응팔’은 언젠가부터 대중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힐링’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가 될 것이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으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따뜻한 가족애, 우리 골목과 우리 이웃 등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와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으로 향수와 공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오는 6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
[사진 = tvN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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