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사이드암 투수를 부탁해'
그야말로 깜짝 영입이다. 정식 선수 또는 코치 계약은 아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 잠수함 투수의 합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대표 언더핸드 우완투수였던 와타나베 ??스케가 투수 인스트럭터로 한화 이글스와 인연을 맺는다. 한화 구단은 전날(5일) 와타나베 인스트럭터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달 2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에 한창이다. 이번 훈련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는 6일 오키나와에 합류해 투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와타나베가 누구인가. 일단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 2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투수로 익숙하다. 2009년 WBC에도 출전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통산 255경기(239선발)에 등판, 87승 8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남겼다.
2005년 완투 8회, 완봉 3회 포함 15승 4패 평균자책점 2.17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6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해 일본시리즈 1차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당시 일본시리즈 첫 등판을 완봉으로 장식했는데, 이는 일본프로야구 사상 11번째(무사사구 완봉은 3번째)였다. 2004~2005년에는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2013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으나 연습경기 부진으로 방출됐다. 이후 미국 독립리그 랭캐스터와 베네수엘라리그 카라카스 등에서 뛰며 빅리그 재도전을 노렸지만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과 인연이 있다. 김 감독은 2005년 타격 인스트럭터로 지바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그해 와타나베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당시 김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무척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테랑 타자 오마쓰 쇼이츠는 아직도 침대 옆에 김 감독의 사진을 걸어두고 있다고. 김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인 2006년에는 1·2군 순회코치를 맡았다. 지바 롯데와 인연이 깊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 영입에 김 감독의 의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경쟁력 있는 사이드암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1군을 경험한 사이드암 투수는 정대훈(언더핸드)과 정광운 허유강 임경완(호주 진출)이 전부였다. 올해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투수 17명 중 사이드암은 정재원 정대훈 정광운, 신인 김재영까지 4명.
특히 와타나베와 같은 언더핸드 정대훈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듯. 정대훈은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51경기에서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 신인지명 전체 1순위 김재영도 기대를 모은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 영입으로 사이드암 투수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
김 감독은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좌완투수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김용주 김경태 김범수 송창현 등 가능성 있는 좌완투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직접 찾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사이드암 투수 육성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확실한 사이드암 투수 한두 명 보유하고 있는 것과 아닌 건 차이가 크다. '인스트럭터' 와타나베가 한화 사이드암 투수들의 성장에 어떤 힘을 보탤지 벌써 기대된다.
[2006 WBC 당시 와타나베 ??스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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