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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007' 시리즈의 24번째 이야기, '007스펙터'(감독 샘 멘데스)가 왔다. '007 스카이폴' 이후 3년 만에 팬들을 찾아온 '007 스펙터'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을 그대로 이었고, 그 안에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절제와 레아 세이두의 세련미가 더해져 극을 완성했다.
'007스펙터'는 멕시코에서 일어난 테러 이후,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제임스 본드가 현재 닥친 상황들을 그렸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제임스 본드의 과거가 그려지며 그 속에서 사상 최악의 거대 조직 스펙터와 연관된 사실을 알게 되는 내용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007 카지노 로얄'을 시작으로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 그리고 '007 스펙터'까지 제임스 본드로 분한 다니엘 크레이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미를 갖췄다.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멋스러운 그가, 수트를 입고 액션을 펼치는 장면은 더없이 섹시하다. 초반에 등장하는 건물 폭파 장면에서도, 우아하게 추락하며 소파에 안착하는 모습은 다니엘 크레이그표 제임스 본드의 귀환을 알린다.
멕시코의 전통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프닝 장면은 별다른 말이 필요없는 '007'만의 리얼 액션을 보여준다. 공중에서 펼쳐지는 헬리콥터 액션은 초반부터 압도적인 몰입감과 절도있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번 시리즈의 본드카인 애스턴 마틴과 재규어의 카 체이싱도 관전 포인트다. 오래된 건축물과 야경을 배경으로, 본드카의 체이싱 장면은 '007' 시리즈에서 빠져선 안될 명장면. '007 스펙터'에서는 본드카의 화려한 변신은 크게 없지만, 미끄러지듯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 것으로 보인다.
본드걸 매들린 스완 역의 레아 세이두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미드나잇 인 파리', '미녀와 야수'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익숙한 프랑스 배우로, 파워풀한 액션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본드걸로 알려졌던 모니카 벨루치의 모습은 초반부에만 살짝 등장한다.
할리우드 특유의 유머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의 과거를 찾아가고 그 안에서 스펙터 조직의 비밀과 본드걸과의 관계 등을 추적하며 진지하지만 '007'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향수', '007 스카이폴' 등에 출연했던 벤 위쇼의 조용하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도 쏠쏠한 재미다.
시리즈물은 어쩔 수 없는 자기 복제의 한계가 오지만, '007 스펙터'는 고전적인 '007'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세련미가 돋보이는 짜임새를 보인다. 148분간 명장(名匠)의 한땀한땀 수놓은 수트를 입은 듯하다. 11일 개봉.
[영화 '007 스펙터' 포스터(위) 스틸. 사진 = UPI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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