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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지난해 11월 17일 첫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의미 깊은 1주년을 앞두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팀이 9일 특별한 날을 자축하는 특집방송을 내보낼 예정인 가운데, 프로그램의 지난 1년이 바꾼 풍경들을 짚어봤다.
▲ '쿡방' & '셰프' 열풍.
2015년 예능가를 뜨겁게 달군 '쿡(cook)방', '셰프' 열풍의 발화점은 누가 뭐래도 '냉장고를 부탁해'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최현석, 샘킴, 정창욱, 이원일, 오세득, 이연복, 미카엘, 이찬오 등 셰프들은 올 한 해 가장 뜨거운 남자들로 활약했다. 이들은 방송사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고, 어느새 '냉장고를 부탁해'는 한 두 명의 셰프만 모여도 프로그램이 탄생하는 셰프 열풍 속에 10여명이 자리한 어벤져스급 스타 셰프 모임이 됐다.
15분이라는 시간적 제약과 재료의 부족함으로 늘 허둥지둥하지만 결국 모두가 감탄할 만한 요리를 완성해내는 무림 고수들의 마술 같은 요리쇼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가진 가장 큰 힘이다.
▲ '4대천왕' 정형돈 & '요리도 스포츠처럼' 김성주
'4대천왕'이라는 표현 자체는 MBC '무한도전' 속 가수 하하의 농담으로 탄생한 것이지만, 이런 거창한 표현이 등장할 만큼 개그맨 정형돈을 재평가 받게 한 프로그램은 '냉장고를 부탁해'였다. 그리고 각종 경연 프로그램 외에는 중계라는 재능을 완벽하게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던 방송인 김성주 앞에 등장한 구세주 또한 '냉장고를 부탁해'다.
프로그램이 처음 론칭되던 시점까지만 해도 신규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정형돈과 김성주의 조합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년간 '왜 이제야 만났을까'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찰떡호흡을 선보여 왔다. 정형돈은 스타의 냉장고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특유의 깐족, 몰이진행을 선보이며 웃음을 만들어냈고 김성주는 스포츠 중계 경험을 살려 요리 대결에 놀라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어떻습니까?", "싱겁습니다" 등과 같이 쉴 새 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맛깔난 진행은 '냉장고를 부탁해'를 사랑받게 한 1등 공신이었다.
▲ 밤 10시 예능, 이제 드라마와 해 볼 만 하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바꿔놓은 또 하나의 풍경은 평일 밤 10시 예능의 위상이 또 한 단계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지상파 3사의 드라마에 맞서 예능을 편성하는 것은 무리수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아이돌그룹 빅뱅 편이 시청률 7%를 돌파하는 등 일부 드라마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공에 고무된 JTBC는 '유자식 상팔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으로 이어지는 밤 10시 예능 라인업을 구성해놓은 상황이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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