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만지고 싶은 대로 만지라고 했어."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선수는 총 37명. 이들 중 투수가 17명이다. 김 감독은 좌완투수 육성을 이번 마무리캠프 과제로 내걸었다.
하지만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사이드암 투수 육성. 한화는 올 시즌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사이드암 투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난해 1군을 경험한 사이드암 투수는 정대훈(언더핸드)과 정광운 허유강 임경완(호주 진출)이 전부였다. 올해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투수 17명 중 사이드암은 정재원 정대훈 정광운, 신인 김재영까지 4명.
김 감독이 와타나베 ??스케 인스트럭터를 영입한 이유도 사이드암 투수 육성을 위해서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는 지난 6일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와타나베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 2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투수로 익숙하다. 2009년 WBC에도 출전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통산 255경기(239선발)에 등판, 87승 8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남겼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는 오키나와 합류 당일인 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오늘부터 한화에서 임시 코치를 맡기로 했다"며 "지바 롯데 코치를 맡았던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이다. 지난해부터 얘기가 오갔지만 윈터리그 등이 겹쳐 이제야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투수들의 단체 사진도 한 장 첨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일본프로야구 이상으로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가 많다고 들었다. 이번 캠프에도 사이드암 투수 4명이 참가하고 있다. 개인 사정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9일 정도다. 하지만 기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최대한의 팁을 주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와타나베 인스트럭터 영입에는 김 감독의 의견도 크게 작용했다. 둘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김 감독은 2005년 타격 인스트럭터로 지바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그해 와타나베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당시 김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는 무척 두터웠다. 김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인 2006년에는 1·2군 순회코치를 맡았다.
특히 와타나베와 같은 언더핸드 정대훈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듯. 정대훈은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51경기에서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대훈은 와타나베 인스트럭터를 '코치님'이라 부르며 따른다. 정대훈은 "큰 도움이 된다. 사이드암 투수들을 계속 옆에서 봐 주신다. 잘 던질 수 있게 스트레칭부터 투구 자세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1일 통화에서 "와타나베 인스트럭터 영입은 사이드암 투수 육성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며 "(와타나베에게) 만지고 싶은 대로 만지라고 했다. 신인 김재영 등 만들어 보고 싶은 투수들이 있다. 하나둘씩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코칭스태프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이번 캠프에서 와타나베 인스트럭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한화 선수단은 오는 30일까지 훈련을 이어간다. 이제 중간지점을 지나고 있다. 훈련장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김 감독은 "훈련 구경하느라 바쁘다"며 "선수들이 조금씩 지쳐가고 있지만 나름대로 실전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좌완투수는 선발, 원포인트 등 보직에 맞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첫 번째 사진), 와타나베 ??스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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