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한국은 11일 오후 5시 중국 우한에서 치러진 중국 4개국 친선대회서 모로코에 0-1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답답한 경기였다.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에 대한 실험과 유럽파들의 컨디션 난조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한 달 전 호주와의 2차례 평가전서 빛났던 다이아몬드 4-4-2 전술은 모로코의 강한 압박에 갇히며 신태용 감독에게 숙제를 안겨줬다.
■ 전반전: 다이아몬드 4-4-2
신태용 감독은 전반에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권창훈을 꼭지점으로 좌측부터 여봉훈, 이영재, 김민태가 포진했다. 포백 수비에는 이슬찬, 최봉원, 정승현, 심상민이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구성윤이 꼈다. 지난 달 호주와의 평가전서 사용했던 시스템이다. 실험에 따른 선수 변화가 있지만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철학은 그대로였다.
이에 맞선 모로코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미드필더의 간격이 좁게 유지되면서 수비시에는 4-4-1-1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문제는 후방 빌드업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미드필더 간격이 좁은 다이아몬드 4-4-2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좌우 풀백을 높은 위치까지 전진시켰다. 그리고 후방 빌드업 전개를 2명의 센터백에게 맡겼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민태가 내려와 공을 받았지만 깊이 내려오진 않았다. 그로인해 김민태에게 공이 가도 등을 지는 상태였기 때문에 모로코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했다.
모로코 압박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모로코는 ‘9번(원톱)’이 한국 센터백 중 한 명이 공을 잡으면 즉시 압박했다. 이때 ‘10번(공격형 미드필더)’은 김민태를 견제했다. 또 측면에 ‘7번’과 ‘19번’은 한국의 좌우 풀백의 움직임을 쫓았다. 결국 한국은 남은 한 명의 센터백이 전방으로 공을 뿌려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우측 센터백 최봉원의 패스가 자주 끊겼다. 전반 28분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물론 모로코가 전 지역을 커버할 순 없었다. 다이아몬드 4-4-2를 사용한 한국은 중앙에 ‘4’명의 미드필더 포진했다. 이는 숫자 싸움에서 모로코 ‘3명’의 미드필더보다 ‘1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창훈이 상대 포백과 미드필더 사이에서 자유로운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그 위치까지 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모로코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패스가 대부분 세거나 부정확했다.
권창훈의 포지셔닝도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의 지시였는지 몰라도 빈공간을 놔두고 왼쪽 측면으로 자주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한국이 다이아몬드 시스템으로 미드필더를 좁게 사용하면서 모로코의 좌우 풀백은 전담 마크맨이 없었다.
■ 후반전: 변형 3-5-2
후반 시작과 함께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공격수), 류승우(미드필더), 홍정운(센터백)을 투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후방 빌드업 전개였다. 전반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두 명의 센터백 사이로 김민태가 보다 깊숙이 내려왔다. 그로인해 공격 전개시에는 포메이션이 3-5-2 같았다.
모코로도 한국이 전반과 달리 3명이 앞을 본 상태에서 공을 전개하자 라인을 내리고 4-2-3-1에서 4-4-2에 가깝게 전형을 가다듬었다.
한국은 빌드업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덩달아 공격까지 살아났다. 전반 내내 불안했던 최봉원을 빼고 홍정운을 투입한 효과도 있었다. 공격에서는 황희찬이 힘을 보탰다. 상대 센터백 위치에서 공을 기다렸던 김현과 달리 전후 또는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공간을 찾았다. 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포메이션을 수정하면서 경기 흐름을 어느 정도 되찾았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중반 이후 또 다시 패스실수가 늘면서 모로코에게 역습을 여러 차례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창훈, 류승우, 지언학 등 공격적인 미드필더가 함께 전진했을 때 공이 끊기면서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부정확한 패스가 문제였다.
■ 결론: 1년 만의 무패마감
출범 후 무패행진(7승2무)을 달려온 신태용호가 1년 만에 패했다. 하지만 축구는 패배를 통해 배운다. 모로코전은 내년 1월 올림픽예선을 앞두고 값진 수업료를 낸 경기였다. 호주전와의 평가전에서 빛나기만 했던 다이아몬드 4-4-2의 약점이 노출됐고 새로운 선수들에게 대한 평가의 장도 가졌다. 잘못하고 실수한 건 고치면 된다. 지금은 올림픽을 향한 과정일 뿐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