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박약회(博約會)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경(敬)'의 실천을 강조한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사숙(私塾)하는 유림단체인 박약회는 우리나라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10년 동안 꾸준하게 실천운동을 펼쳐왔다.
박약회는 지난 2005년 11월 15일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 인성교육 실천운동 대장정의 깃발을 올렸다. 이로부터 10년을 맞은 올해 박약회는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인성교육 실천운동 10주년 기념식' 행사를 갖는다.
기념식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김광림 새누리당 국회의원, 조한규 육군 제 30사단장 등 각계 인사와 지역별 인성교육실천추진단 소속 강사들, 교사, 학부모 등 300여 명이 대거 참석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인성교육 실천운동의 절실함을 우리 사회에 재천명할 예정이다.
이날 1부 기념행사에 이어 2부에서는 실천사례 발표 및 시범강의를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가정과 군, 교도소, 농촌 등에 박약회의 인성교육 방법을 실제로 적용해 결실을 본 실천사례를 발표하고 분야별로 시범강의를 펼친다. 이는 우리나라 인성교육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시균 제30사단 115대대장이 군에 도입한 인성교육 실천 과정과 결과를 소개하는 특별강연은 그동안 전례가 없어 교육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약회의 인성교육은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바로잡겠다는 충정에서 시작됐다. 전통적 가족제도 아래에서 자녀 인성교육은 부모, 조부모의 가정교육과 형제자매, 이웃, 선후배들 간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과 맞벌이 증가로 밥상머리 교육은 사라졌다. 또 입시 위주 교육은 자녀들에게 경쟁심과 이기심만 조장해 인간성 상실의 위기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선비정신을 몸에 익히고 사회 각 분야에서 경륜을 쌓은 인사들이 주축이 된 박약회는 가정 내 밥상머리 교육을 복원하고 올바른 인성을 진작시키기 위해 2005년 11월 15일 자녀 인성교육 실천운동을 결의하고 강사양성 교육을 시작했다.
박약회의 인성교육 방법은 독특하다. 인성교육의 당위성 강조를 넘어 가정과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박약회는 인성교육 교재와 도구 및 교육방법을 체계적으로 개발했다.
교재는 우리의 전통윤리와 역사⋅설화 등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교훈이 담긴 감화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실었으며, 자녀들이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고 세계인으로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인성교육의 도구 툴은 크게 두 가지이다. '1-3-10 인생헌장'과 '1-1-6 실천법'이다.
1-3-10 인생헌장에서 1은 인생의 목표, 3은 남, 나, 일 3개 분야, 10은 남 분야에서 3개(1-1, 1-2, 1-3), 나 분야에서 3개(2-1, 2-2, 2-3), 일 분야에서 3개(3-1,3-2, 3-3), 그리고 여기에 효도를 하나 더 추가한 10개 덕목을 가리킨다.
인생헌장이 작성되면 이 10개 덕목을 가지고 한 달에 한 덕목씩 골라서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1-1-6 실천법은 한 달(1)에 한 차례(1)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6단계(6)로 대화를 하자는 것이다.
6단계는 1)교훈과 관련된 이야기 읽기 2)이야기 내용 외우기 3)이야기 교훈을 확인하고 반복 4)경험이나 의견 나누기 5)참가자 전원이 그 달 실천할 일을 하나씩 정하기 6)실천했는지 점검하기이다. 강의는 박약회가 주축이 되어 강사교육 과정을 이수한 각 지역 인성교육실천추진단 소속의 전직 교장선생님들이 담당했다.
박약회가 지난 10년간 실시한 인성교육 강의의 수강자 수는 10월 30일 현재 전국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군인, 공무원, 일반인 등 40만 명이 넘는다. 이 강의를 듣고 실천한 가정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증언한다. 그 결과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2009년)라는 실천수기집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함양해 왕따, 학교폭력 등과 같은 문제를 줄이는 데도 기여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군인들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인성교육의 효과는 뚜렷했다. 병사들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군 생활의 어려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들려줄 제30사단의 특별강연은 그 실상의 단면을 보여줄 것이다. 궁극적으로 박약회의 인성교육 실천운동은 타인 배려 문화의 확산으로 함께 잘살 수 있는 대동사회 건설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약회는 선비의 후손들이 모여서 반듯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범한 국민운동단체이다. 박약회는 1987년 7월 1일 도산서원 박약재(博約齋)에서 퇴계선생을 사숙하는 후학들의 모임으로 시작됐다. 博約(박약)은 논어에 나오는 博文約禮(박문약례)의 줄인 '말로 학문은 넓게 하고 행동은 예의에 맞게 단속한다'는 뜻이다.
박약회는 현재 전국 24개 지회와 중국지회가 있고 4,0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박약회는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중요한 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초대회장은 고 김호길 포항공대 총장이 맡았고 현 회장은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금 인성교육의 전도사로 모든 정성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이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반듯한 나라를 만드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 회장은 40만 명이 넘는 엄마들에게 '인성교육을 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이용태 회장. 사진 = (사)박약회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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