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같은 1승이라고 해도 의미가 다른 1승이다.
김인식호가 값진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12일(한국시각)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3차전서 13-2,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규정상 5회까지 15점 차로 벌어지거나, 7회까지 10점 차로 벌어질 때 콜드게임이 적용된다. 6회초까지 10-2로 앞선 김인식호는 6회말 3점을 추가, 11점 차로 달아났다. 이태양이 7회를 깔끔하게 막아내면서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김인식호의 콜드게임 승리는 엄청난 의미가 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타선이 상, 하위를 가리지 않고 확실히 살아났다는 점이다. 박병호와 나성범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타자가 타격감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후반부터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황재균이 연타석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김현수가 2안타 3타점, 정근우, 김재호가 나란히 2안타씩을 날렸다.
대표팀 마운드는 지금까지 비교적 선전했다. 하지만, 역대 국제대회를 통틀어 가장 약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쨌든 김인식호는 방망이로 승부를 봐야 한다. 야구 매커니즘상 일본전처럼 언제 다시 고전할지 알 수 없지만, 현 전력의 장, 단점은 갑자기 바뀌는 게 아니다. 강정호, 추신수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베스트 전력을 꾸린 야수진이 김인식호의 호성적을 책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흐름이 아주 좋다는 건 고무적이다.
또 하나. 7이닝 수비를 하면서 불펜 투수들을 아끼는 효과가 있었다. 선발 이대은이 5이닝 2실점, 구원 우규민과 이태양이 각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단 3명의 투수로 1경기를 책임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11일 등판했던 정대현 이현승 등 불펜 투수들이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대회 일정상 13일도 휴식일이다. 김인식호 불펜진은 연이틀 휴식을 취하면서 14일 멕시코전, 15일 미국전, 16일 8강전으로 이어지는 3연전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불펜 투수들뿐 아니라 김인식호 선수들 전체적으로 기분 좋게 재충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도 낮 3시 경에 끝났다. 14일 멕시코전이 현지시각 오후 6시 플레이볼이다. 일정상 만 하루를 쉰다고 하지만, 사실상 약 이틀 정도의 휴식을 갖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기를 최대한 빨리 마치면서 그만큼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특히 두산과 삼성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혈투를 치른 뒤 거의 쉬지 못하고 한국, 일본, 대만으로 이어지는 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왔다. 그들에게 특히 꿀맛같은 휴식이 될 듯하다.
또 하나. A,B조 모두 조별리그가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일부 팀들은 벌써부터 물고 물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8강 진출팀은 물론, 대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1~4위 주인공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이번 대회는 특정 팀들이 승패 동률을 이룰 경우 승자승 원칙에 이어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진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계산한다. 쉽게 말해서 TQB 지표서 유리해지려면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을 적게 해야 한다. 공식에서도 보듯 수비 이닝도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당연히 이날 대승, 그리고 콜드게임은 조별리그 후 한국이 혹시 TQB를 따질 때 유리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궁금증 하나. 이날 대표팀 선발요원 이대은 우규민 이태양이 나란히 동시 등판했다. 자연스럽게 14일 멕시코전 선발투수가 궁금해진다. 일단 로테이션과 휴식일을 따지면 8일 개막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그리고 김광현이 14일에 등판하면 8강전 등판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과연 멕시코전 선발 등판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날 구원 등판한 우규민과 이태양이 다시 나설 수도 있다. 구원 투수들 중에선 차우찬이 선발 등판 가능한 요원이기도 하다.
[김인식호. 사진 = 대만 타오위안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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