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은 준비를 많이 했다.
12일 용인체육관.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KEB하나은행 혼혈센터 첼시 리를 봉쇄하기 위해 평소와는 다른 선수기용을 했다. 수비법도 달라졌다. 데뷔 후 3경기를 치른 리를 국내선수가 1대1로 막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상태.
하나은행 샤데 휴스턴과 김정은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래도 리가 버니스 모스비와 트윈타워를 구축, 여전히 미스매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김정은의 결장은 삼성생명으로선 호재였다. 골밑을 집중적으로 수비해도 외곽에서 그나마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물론 강이슬의 성장이란 변수가 있었다.)
삼성생명은 경기 초반부터 하프코트 프레스를 실시했다. 김이슬과 염윤아가 이끄는 하나은행의 약한 가드진을 뒤흔들고 첼시 리에게 공이 투입되는 시간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전략. 하나은행이 첼시 리에게 볼을 투입하면 삼성생명은 무조건 더블 팀을 시도했다. 임 감독은 배혜윤 대신 배테랑 수비형 센터 허윤자를 선발투입, 리와 모스비를 번갈아 맡겼다. 그리고 블로커로서의 능력이 좋은 키아 스톡스와 파워를 갖춘 엠버 해리스가 철저히 약속된 더블팀을 시도했다.
이 부분은 효과가 있었다. 리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은 일품이다. 그러나 골밑에서의 공격 테크닉은 상대적으로 투박하다. 삼성생명의 강력한 더블팀에 리가 많이 당황했다. 삼성생명의 외곽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았고, 실제 강이슬이 몇 차례 외곽포를 넣었다. 그래도 임 감독은 리 더블팀을 해제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이런 수비 변화들은 필연적으로 많은 체력소모가 동반됐다. 결국 전반 막판으로 갈수록 리는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또한, 외곽에서의 움직임과 슈팅 테크닉이 좋아진 강이슬에게 허를 찔렸다. 삼성생명은 전반전 단 2점 앞섰다. 그러나 첼시 리를 극복하는 방법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심리적 우위가 있었다. 결국 후반 초반 다시 한번 전반전과 같은 수비의 응집력이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모스비와 리는 불필요한 동작으로 개인파울을 적립,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그리고 상대 더블팀을 활용, 비어있는 공간을 공략하는 능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하이 로 게임 등 두 사람의 연계플레이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동시에 절체절명의 위기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휴스턴의 공백이 절대적으로 느껴졌다. 삼성은 리와 모스비에 대해 더블팀에 이은 로테이션마저 제대로 맞아떨어지면서 달아났다.
챌시 리는 3쿼터 도중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모스비는 3쿼터 종료 53.4초 남기고 파울 아웃됐다.승부처에 골밑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게 된 것. 그러자 삼성생명은 앰버 해리스를 투입, 골밑에서 우위를 점했다. 베테랑 이미선이 놓치지 않았다. 리는 4쿼터 들어 게임체력마저 떨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발놀림이 둔했다. 자유투 성공률도 좋지 않았다. 점수 차는 4쿼터 중반 20점차로 벌어졌다.
결국 삼성생명의 리 봉쇄가 막판까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쳤고, 승부는 쉽게 갈렸다. 삼성생명의 철저한 준비가 경기결과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리는 18점 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지만, 지난 3경기에 비해 승부처에 미치는 영향력은 높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첼시 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부적인 공격전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휴스턴, 김정은에 이날 김이슬마저 부상하며 불운과도 싸우게 됐다.
[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