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의 2016년 선발진은 어떨까.
2015년 두산 마운드는 기형적이었다. 선발은 리그 최강이었다. 반대로 불펜은 리그 최약체였다. 리그에서 가장 약한 불펜을 갖고 포스트시즌 14경기를 치러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극적이었지만, 그만큼 선발진 위력이 대단했고, 의존도도 높았다.
두산이 내년 통합우승에 도전하려면 불펜 보강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올 시즌 선발진의 위력을 내년에도 유지해야 한다. 과연 2016년 두산 선발진은 어떻게 돌아갈까. 지난 10일 잠실구장 두산 구단사무실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이 내년 선발진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을 밝혔다.
▲니퍼트 재계약
가장 중요한 건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 니퍼트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극과 극이었다. 정규시즌서 20경기 등판,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2011년 입단 후 최악이었다. 골반, 어깨, 서혜부에 잇따라 이상신호가 왔다. 상당기간 재활을 했다. 빠른 선발복귀를 위해 시즌 막판 실전 불펜 등판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결국 정규시즌 막판 3경기서 예년의 위력을 되찾았다. 김 감독이 끈질기게 기다려줬다. 재활을 향한 니퍼트의 책임감도 돋보였다. 이는 포스트시즌 맹활약 예고편이었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서 괴력투를 선보였다. 넥센, NC, 삼성 타자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강속구가 살아나면서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예리함도 덩달아 살아나는 선순환 효과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이 갖고 있는 베스트 피칭을 했다. 3개월을 기다렸는데 한 방에 해줬다. 압도했다"라고 했다. 니퍼트는 최근 한국여성과 결혼 절차를 밟고 있다. 김 감독은 "결혼하면 몸 관리도 더 잘할 것이고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두산은 니퍼트와 재계약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규시즌서 부진했기 때문에 연봉(150만달러) 인상 요인은 거의 없다. 물론 포스트시즌 맹활약도 어느 정도 반영돼야 한다. 김 감독도 "내년에는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켜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어쨌든 니퍼트 없는 두산 선발진은 상상할 수 없다.
나머지 외국인투수 1명은 새롭게 구해야 한다. 유네스키 마야와 앤서니 스와잭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김 감독은 "스와잭은 장점도 있었고, 팀에 보탬이 되려고 했는데 팔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야구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한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 강력한 투펀치 역할을 해줄 투수를 찾는다면 기존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과 함께 최강 선발진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 외국인 2선발에 달렸다.
▲5선발 무한경쟁
장원준과 유희관은 내년에도 선발진을 구축한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는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자리는 지난해부터 확실한 주인이 없었다. 올 시즌의 경우 시즌 중반 진야곱과 허준혁이 두각을 드러냈지만, 니퍼트의 빈 자리를 채우는 역할이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5선발은 아니었다. 허준혁은 시즌 막판 투구밸런스를 잃어버리면서 준플레이오프에는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고, 진야곱도 활용 빈도가 뚝 떨어졌다. 어쨌든 두 사람은 내년에 경쟁이 불가피하다.
김태형 감독은 폭넓게 보기로 했다. "일단 선발이 가능한 투수들은 모두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 훈련을 시킬 것이다. 누가 언제 어떻게 아플지 모른다.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투수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진야곱, 허준혁뿐 아니라 올 시즌 많은 보직 변경을 겪었던 노경은, 가능성을 보였던 좌완 이현호 등도 내년 선발 후보군에 포함된다. 5선발은 무한경쟁이다. 경쟁서 탈락하면 불펜 보강도 윤곽이 나온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준비를 하면 자연스럽게 스테미너를 키우고, 많은 공을 던지게 된다. 그럴 경우 경쟁서 탈락한 선수는 자연스럽게 불펜으로 이동하면 된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불펜 준비만 하는 투수가 시즌 중 선발로 돌아서기 위해선 긴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선발이 가능한 투수는 일단 선발준비를 하는 게 맞다. 김 감독은 "최종적인 보직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5일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합류, 내년 구상을 구체화한다.
[김태형 감독과 니퍼트(위), 노경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