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값진 휴식일이다.
김인식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베네수엘라전을 7회 콜드게임으로 끝냈다. 오후 1시에 시작한 경기가 3시52분에 종료됐다. 14일 멕시코전 플레이볼 시각은 오후 7시. 김인식호는 표면적으로는 하루를 쉬지만, 거의 만 이틀 정도의 휴식을 갖는다. 그야말로 꿀맛 휴식일.
김인식호는 10월 26일 소집됐지만, 전 선수가 모두 모인 건 지난 3일이었다. 약 열흘간 서울과 인천(한국), 삿포로(일본), 타오위안(대만)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두산과 삼성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혈투까지 치러 체력이 바닥난 상황. 지금 김인식호는 휴식이 필요하다.
14~16일에는 예선 마지막 2경기(멕시코, 미국)와 8강전을 3연전으로 치른다. 이번 프리미어12 성적표가 이 3연전에 달렸다. 휴식일을 통해 재정비하고, 3연전과 그 이후 상황에 차분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부상자 관리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서 손등에 타구를 맞았던 우규민은 12일 베네수엘라전서 건재를 과시했다. 대표팀 출범 후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심창민 정도를 제외하고는 등판이 불가능한 투수도 없는 듯하다. 결국 이번 휴식일은 투수들의 스테미너 회복(어차피 100%는 불가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전서 7이닝 동안 단 3명의 투수만을 소모한 것도 의미 있었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야수진이 가장 큰 문제. 이미 포스트시즌 혈투를 치렀던 양의지와 김상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강민호와 김재호의 체력적(포지션 특성상), 심리적 (백업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 피로도와 부담감이 상당한 수준이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앞두고 이용규가 급체와 탈수현상을 호소했고, 결국 베네수엘라전서 결장했다. 민병헌도 도미니카공화국전서 몸에 맞는 볼로 제대로 걷지 못해 베네수엘라전서 결장했다. 이용규와 민병헌의 컨디션 회복 속도가 늦다면 외야진 부담도 커진다. 애당초 김현수 이용규 민병헌 나성범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두꺼운 외야진은 대표팀 최대 강점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김현수 나성범 손아섭에 대한 의존도가 좀 더 높아질 듯하다. 야수들도 이번 휴식일에 최대한의 정비가 필요하다.
▲선발진 운영
14~16일 멕시코 미국, 8강전으로 이어지는 3연전 선발투수도 초미의 관심사.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 선발투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극도로 신중히 답해왔다. 가뜩이나 정보전서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김인식호는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중남미리그 선수들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들은 상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자료를 찾기가 수월하다. 김 감독으로선 선발투수라도 최대한 노출을 피하는 게 당연하다. 14~16일 선발투수에 대한 현지 코멘트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전서 선발 이대은에 이어 우규민 이태양이 잇따라 등판했다. 우규민과 이태양은 애당초 이번 대회 선발투수로 분류됐다. 그러나 구원으로 동시에 출격하면서 향후 선발투수를 좀처럼 예측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일단 멕시코전은 로테이션과 휴식일을 감안할 때 김광현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 김광현은 8일 일본전서 조기 강판된 뒤 5일째 개점휴업. 김광현이 아니라면 중간계투들 중에서 선발이 가능한 차우찬 등의 깜짝카드 가능성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베네수엘라전서 1이닝 소화에 불과했던 우규민이나 이태양의 멕시코전 선발등판도 가능하다.
그런데 대회 스케줄상 멕시코전 선발투수는 8강전서 활용되기 힘들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승1패의 김인식호가 멕시코전서 8강행을 확정한다면 15일 미국전 선발투수는 깜짝 카드의 가능성도 있다. (11일 도미니카전서 7이닝을 던졌던 장원준의 미국전 선발등판은 사실상 불가능) 다만, 김인식 감독이 미국전서 8강 대진표를 가를 순위가 확정된다고 판단할 경우 김광현을 미국전으로 돌리고 의외의 카드를 멕시코전에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대표팀은 자잘한 과제들도 안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명확한 해결이 불가능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예선 3경기서 계속 발생했던 수비실책의 경우 개개인이 실전서 집중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144경기, 혹은 포스트시즌까지 치러 이미 체력이 많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휴식을 빼앗고 수비 훈련량을 늘리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병호 등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타자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
[야구대표팀. 사진 = 대만 타오위안 송일섭 기자 am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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