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수비를 성공하고 리바운드를 뺏기지 않는 게 더 중요하죠."
우리은행은 10일 홈에서 첼시 리를 앞세운 KEB하나은행에 졌다. 단 1패였지만, 우리은행의 충격은 심했다. 더구나 아직 자체적으로 전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였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는 비 시즌 아킬레스건 재활로 운동량이 많지 않았다. 쉐키나 스트릭렌 역시 우리은행의 컬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13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 신정자가 완전히 자리잡고, 마케이샤 게이틀링이 보강된 신한은행은 골밑이 더 강해졌다. 장신 포워드들도 포진, 미스매치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팀이다. 우리은행으로선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구나 신한은행도 11일 KDB생명에 일격을 당해 심리적으로 똘똘 뭉친 상태.
우리은행은 전반전 내내 고전했다. 신한은행은 터프한 맨투맨과 함께 전반 막판 2-3, 3-2 지역방어를 기습적으로 시도했다. 주전 경험이 적은 이은혜와 공격형 가드 박혜진이 경기를 풀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스크린을 활용, 간단 간단한 중거리슛 찬스를 많이 만들었으나 끌려갔다. 게이틀링이 사샤를 압도했다.
전반전서 9점 뒤진 우리은행, 이대로 반전하지 못하면 결과는 2연패였다. 우리은행의 특효약은 역시 존 프레스였다. 지난 3년연속 통합 우승의 핵심 전술이자, 필살무기. 우리은행은 매치업과 선수 구성에 따라 1-2-2-, 2-1-2 존 프레스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이 수비를 이승아가 이끌어왔지만, 이승아 없이도 나머지 선수들의 수행능력이 매우 돋보였다.
이미 2쿼터 막판 맛보기로 존 프레스를 가동한 상황. 3쿼터에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그러자 신한은행 젊은 가드 김규희, 윤미지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은행 존 프레스는 2-1-2, 1-2-2 형태로 시작하되 공격수가 사이드라인이나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을 때 다른 선수들이 기습적으로 들어가는 트랩과 리커버, 로테이션이 매우 조직적이다. 다른 팀들은 알면서도 여전히 당한다.
존 프레스에 힘입어 10점 열세를 10점 리드로 바꿔놓았다. 스트릭렌과 양지희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흐름을 완벽히 장악했다. 4쿼터에도 이 흐름이 바뀌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하은주, 게이틀링의 골밑 공격을 앞세워 추격했으나 수비와 리바운드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연속 득점, 경기를 끝냈다. 3쿼터 존 프레스의 영향력이 4쿼터까지 미쳤다.
신한은행 정인교 감독은 경기 전 "존 프레스에 당하기 전 수비를 성공하고 리바운드를 빼앗기기 않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아예 상대가 존 프레스를 시도할 틈을 적게 주고, 흐름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전반전을 잘 풀어놓고 후반전에 존 프레스에 무너졌다. 경험 적은 가드들, 최윤아의 부상 공백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필살의 무기가 또 통했다. 위기의 특효약이었다.
[우리은행 존 프레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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