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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서울 곳곳이 무너지는 영화 같은 CG로 화려하게 문을 연 '디데이'. 하지만 화제성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가 21일 밤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 이해성(김영광)과 한우진(하석진)은 그들을 지독하게 괴롭히던 병원장 박건(이경영)을 수술로 살리는 데 성공했다. "왜 날 살렸나?"고 묻는 박건에게, 이해성은 "병원장님은 환자고 나는 의사다. 나도 내가 미워하는 병원장님이 살아있어야 끝까지 싸울 수 있을 것 아니냐. 얼른 일어나 다시 시작하자. 끝까지 하자"며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얘기했다.
2개월 후 박건은 병원을 떠났고, 강주란(김혜은)은 새로운 병원장이 됐다. 또 시력을 잃은 한우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환자를 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산을 찾은 이해성은 정똘미를 찾아갔다. 미래병원으로 그녀를 스카우트하기 위함이었다. 여전히 두 사람은 티격태격했지만 응급 환자의 소식이 들려온 뒤 이해성이 건넨 "수술 하자"는 한 마디에 정똘미는 다시 그의 손을 맞잡았다.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됐다.
배우 김영광, 정소민, 하석진, 김정화, 윤주희, 차인표 등이 출연한 '디데이'는 국내 최초 재난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며 서울에 닥친 대지진이라는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려왔다.
첫 방송 전 '디데이'를 향한 대중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지점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서울 대지진' CG의 완성도였다. 그리고 3회에서 6분에 걸쳐 공개된 CG는 기존 국내 드라마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시청자의 눈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디데이' 화제성의 정점이 바로 이 '6분 지진신'이었다는 점이다.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이 전파를 탄 이후 극은 그를 뛰어넘는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 주인공 이해성의 캐릭터가 다수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재난 상황 속에서 자신 앞에 나타난 모든 환자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그의 모습은 전통적인 영웅 그 자체였지만, 그 과정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배제한 채 함께 일하는 이들과 늘 부딪히는 그의 행동은 역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극이 방송되는 중 관련 커뮤니티와 기사의 댓글란에 종종 등장했던 "이해성보다 한우진에 더 공감이 간다"는 반응은 현실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생명을 구한다는 이상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주인공을 그리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작품에 그대로 담기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문장이었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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