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웃 나라이지만 팀 구성에 있어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한국 야구는 강했다. 지난 21일 막을 내린 2015 프리미어 12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일본을 상대로 0-3으로 끌려가다 9회초 4득점, 4-3 역전승을 따낸 4강전이 백미였다. 결승전에서는 미국을 8-0으로 손쉽게 격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실상 일본의 우승을 위한 각본이 짜여 있던 대회. 그러나 승자는 한국이었다. 일본은 3위에 그쳤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의 칼럼니스트 기무라 고이치는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강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기무라는 "일본은 패했다. 한국이 우승했다"며 "선수들의 역량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이웃 나라이지만 팀 구성에 있어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선수 선발 기준이 다르다"고 전했다.
기무라는 "해당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낸 선수, 나라를 대표하는 수준의 선수를 데려가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한국에는 '국제용 선수'라 불릴 정도로 단기전에 강한 선수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선수를 중용한다"고 설명했다.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정근우(한화 이글스)를 예로 들었다. 기무라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테이블세터를 맡았던 이용규, 정근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국가대표로 나섰다"며 "그들의 특징은 데이터가 거의 없는 다른 나라 투수들을 상대로도 거침없이 초구부터 공략하는 적극성이다. 이용규는 기습번트로 투수를 흔들었다. 상대를 파악하기 어려운 국제 대회에서는 믿음직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잠수함 투수 정대현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 마무리로 나왔다. 구속은 130km대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이 슬라이더나 싱커 같은 변화구다"며 "그는 대학 시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미국을 상대로 완봉승을 따낸 이후 한국 대표팀 단골이 됐다. 일본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과 남미 타자들에겐 생소한 투수로 절대적인 전력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 선수들에게는 뚜렷한 개성이 있고, 무엇보다 국제대회에 대한 인식을 역대 감독 또는 관계자들이 계속 강조하고 있다. 어떤 선수를 선택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강한 건 병역 면제 등 혜택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문제점도 지적했다. 기무라는 "한국은 또 하나의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라며 "한국은 WBC가 시작된 이후 일본보다 빨리 대표팀 감독 선출 기준을 마련했다. KBO리그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야 했다. 그러나 2013년 WBC 이후 이 규정을 폐지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2011년부터 4연패를 달성, 같은 감독이 매번 대표팀을 맡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월말 한국시리즈 출전을 고려하면 이후 국제대회 준비 기간도 부족하다. 그래서 이번 프리미어 12 대표팀 지휘봉은 현직 감독이 아닌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이 잡았다"며 "2006, 2009년 WBC 대표팀을 맡았지만 언제까지 한국이 그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다시 국제 대회 전임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프리미어 12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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