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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위기가 닥쳤다고 한다. 시청률이 떨어졌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개콘'의 위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첫 방송을 시작한 1999년부터 16년간 계속 그랬다. 30%를 넘다가 20%대로 떨어졌을 때, 20%에서 15%대로 떨어졌을 때, 그리고 다시 10%대로 떨어졌을 때 '개콘'에는 '위기'라는 대중의 손가락질이 이어졌다.
올해 시청률을 살펴보자. 1월 평균 15%대였던 시청률은 2월 14%, 3월 12%, 4월~6월 12%, 7월~9월 11%, 10월~11월 10%를 각각 기록했다. 확실히 하락세다. 그렇다고 '개콘'에 위기라는 딱지를 냅다 갖다 붙이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다. 지난 3월 투입돼 9개월 째 '개콘'을 이끌고 있는 조준희 PD를 만나 "정말 위기냐?"고 물었다. 그는 "항상 위기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개콘'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개콘'의 시청률이 하락한데는 다양한 이유가 상존한다. 가장 큰 이유는 '개콘'을 대표할만한 인기 코너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조 PD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개콘' 투입 당시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흘러가는 코너들이 많았고, 세태를 풍자하는 개그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간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탄생한 코너가 바로 '민상토론'이었다. '민상토론'은 오랜만에 등장한 신랄한 시사풍자 코너로 방송 직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도 '개콘'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 중이다. 프로그램 내 코너들도 다수 교체됐다. 그럼에도 좀처럼 화제가 되지 않았다. 이는 곧 연기를 맛깔나게 해 줄 스타 개그맨의 부재라는 상황을 인식하게 했다. 확실히 과거 '개콘'에서 숱하게 배출시킨 스타 개그맨이 요즘은 눈에 띄게 줄었다. 조 PD는 "지금 개그맨들의 아이디어는 뛰어나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맛깔나게 살릴 연기자가 적다는 게 문제다. 그 능력을 검증하는 것은 결국 시청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런 내부적인 요인 외에도 외부적 요인 역시 '개콘' 제작진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일요일 편성표를 살펴보면 오후 8시 45분부터 10시까지 방송중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약 45분간 겹치고, 오후 10시부터는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과 중첩된다. '개콘'은 현재 오후 9시 15분부터 10시 55분까지 약 100분 가량 전파를 타고 있고, '내딸 금사월'은 시청률 20% 중반을 넘어 30%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조 PD는 "지금은 방송 시간이 너무 길어서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본방을 사수하는 시청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며 "현재는 젊은층의 시청 행태도 바뀌어 그 긴 시간을 할애해 본방 사수를 하기보다는 방송이 끝난 후 자신이 좋아하는 코너만 골라 보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시청률이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20-49 연령층에서 '개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2에서 계속...
['개그콘서트' 로고와 방송 장면.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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