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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올해 KBS에서 쏟아낸 신설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유독 장르와 장르의 결합 시도가 두드러진다. 예능과 드라마, 예능과 라디오, 예능과 시트콤의 결합이 바로 그것이다.
◆ 예능과 드라마의 성공적인 결합 '프로듀사'
방송 전, 예능과 드라마가 결합한 '예능 드라마'가 도대체 어떤 형식의 프로그램인지 좀처럼 감이 오질 않았다. 혹시 예능과 드라마의 결합이라는, 말만 그럴 듯한 뻔한 시트콤 장르는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드라마에 가까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예능 냄새가 풍기는 새로운 장르임은 분명해 보였다.
톱스타 김수현이 어리바리 신입 PD로 분한 점도 관전 포인트였지만, 예능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예능국에서 드라마 작가와 손잡고 만든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는 그래서 올 연말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중 어디에서 시상을 해야하는지를 놓고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미 '연기대상' 시상이 결정된 '프로듀사'가 과연 올 시상식에서 어떤 분야에서 수상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예능인데, 다큐를 보는 느낌 '청춘FC 헝그리일레븐'
축구 미생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방송 내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미 한 차례 축구에서 가슴 쓰라린 경험을 한 젊은 선수들이 다시 축구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고 밝은 미래를 설계한다는 점에서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적지 않은 감동을 안겼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예능국에서 제작한 예능프로그램이었지만, 다큐의 색깔이 진했다. 이는 안정환과 이을용을 제외하면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줄 출연진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곳곳에서는 예능다운 웃음이 묻어났고, 동시에 다큐가 주는 깊은 감동까지 함께 품으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게 했다.
◆ 시트콤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조합 '청춘 익스프레스'
지난 10월 31일부터 총 3부에 걸쳐 방송된 KBS 파일럿 프로그램 '청춘 익스프레스'는 비밀스러운 이삿집 센터를 소재로 한 시트콤과 연예인들이 직접 이삿짐을 나르며 사연을 듣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대중의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배우 신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출연진이 펼쳐내는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는 몰입도를 높였고, 윤다훈-인피니트 성규-달샤벳 수빈, 김뢰하-유민상-손진영이 각각 팀을 이뤄 이사 현장에서 그려내는 리얼 버라이어티는 호기심과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이사를 맡긴 이들이 전해주는 진솔한 이야기는 '리얼'이 주는 특유의 감동 코드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 TV와 라디오의 색다른 만남 '여.우.사.이'
추석 파일럿으로 방송된 '여우사이'는 라디오와 TV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매체가 결합되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유희열 정형돈 유병재가 라디오 DJ로 나서는 전 과정이 카메라에 담겨 예능으로 재탄생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여우사이'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접목시켜 하나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개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처음 라디오 DJ에 도전하는 정형돈 유병재와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DJ 유희열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 역시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 밖에도 드라마국에서 제작한 '별난 며느리'라는 작품이 주목받기도 했다. '별난 며느리'는 아이돌 가수가 리얼 버라이어티를 찍으며 벌어지는 각종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으로, 드라마 자체가 한 편의 예능처럼 그려진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예능과 드라마, 드라마와 예능, TV와 라디오라는 장르와 형식을 오가는 다양한 시도들이 올해 유독 붐을 이뤘다.
['프로듀사' '청춘FC 헝그리일레븐' '청춘익스프레스' '여우사이' 포스터와 스틸.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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