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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하루만 니 방에 침대가 되고 싶어, 오 베이베~”
지난 2004년 귀엽게, 혹은 오글거리게 데뷔한 다섯명의 남신들이 있으니 바로 동방신기다. 비록 이 다섯명은 개인 활동, 군복무 등의 이유로 현재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동방신기는 11년간 쭉 가요계 정상을 지켜온 ‘명불허전 톱 아이돌’이다. 마이데일리 창간 11주년을 맞이해, 11년 동안 가요계 왕으로 군림했던 동방신기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동쪽에서 신이 일어난다는 뜻을 담은 東方神起(동방신기)는 유노윤호, 최강창민, 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이라는 독특한 멤버들의 이름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중국집 이름이냐’ ‘중국 영화같다’등의 놀림을 받기도 했고 이를 개그맨들이 여러번 패러디하기도 했는데, 어느새 동방신기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됐고 이후 동방신기의 아류들도 금새 생겨났다.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방신기의 데뷔곡 ‘허그’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잘 잊혀지지 않는 곡이다. 이쯤되면 국민 가요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하루만 니방의 침대가 되고싶어”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싶어” 등의 다소 간지러운 가사는 처음 들었을 땐 충격적이었지만, 어느새 모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흥얼거리게 됐다.
이후 동방신기는 ‘The Way U Are’(더웨이유아), ‘트라이앵글’ ‘라이징선’ ‘오정반합’ 등의 앨범을 국내에서 꾸준히 발표하며 눈깜짝할 사이 톱 아이돌로 등극했다. 2006년엔 서울가요대상 대상, 골든디스크 대상 등 대상을 싹쓸이하는 위엄을 과시하기도 했다.
2008년엔 ‘미로틱’으로 MKMF 올해의앨범상, 아시아송페스티벌 아시아최고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또 국내 활동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여러장의 싱글 앨범을 내며 현지화에 성공했고 거대 팬덤을 양산해냈다.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그룹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해 비교적 쉽게 활동할 수 있는건, 모두 동방신기가 갈고 닦아 놓은 길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동방신기 5인의 활동은 승승장구 하는 듯 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김준수, 박유천, 김재중 등 현 JYJ 멤버들이 지난 2009년 7월 법원에 “부당한 전속계약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낸 것. 사실상 동방신기를 탈퇴한다는 말이었고 이는 곧 팀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에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2010년 4월 가처분에 대한 이의 신청 및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했다. 양측은 여러 번 조정 절차를 거쳤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고 갈등은 결국 3년을 넘겼다. 당사자들도 팬들도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양측은 가까스로 합의를 이뤄냈다. 이들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이후 상호 제반 활동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년4개월에 걸친 긴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후 동방신기에는 최강창민과 유노윤호 단 2명만이 남았다. 다행히 이들은 동방신기에 대한 의리를 지켰고 2011년 ‘왜(Keep Your Head Down)’으로 컴백했다. 그야 말로 ‘Return Of The King’이었다. 동방신기가 2인으로 재편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그들의 재기에 대해 의문을 가졌지만, 이들은 보란듯이 정상의 자리를 탈환했다.
이어 2012년 ‘캐치미’ 2014년 ‘썸씽’등을 발매하고 일본에서도 활약하며 아시아의 왕임을 재확인시켜줬다. 동방신기는 신곡을 낼 때마다 음악방송 1위는 물론이고 가온차트 K-POP 어워드 앨범부문 올해의가수상, 일본 골드디스크 대상 올해의 앨범상 등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동방신기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했고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했다. JYJ 역시 마찬가지다. 박유천의 경우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했고 여러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현재 동방신기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유노윤호는 지난 7월 입소해 5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제26기계화보병사단 군악대로 자대 배치를 받아 현역 군 복무를 이어가고 있다. 최강창민도 유노윤호의 뒤를 따랐다. 특히 최강창민의 경우 연예계 활동을 충분히 한 후 입대할 수도 있었지만, 유노윤호와의 동방신기 활동을 위해 이른 입대를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동방신기로서의 끈끈한 의리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9일 입소한 최강창민은 앞으로 의무경찰 특기병으로 복무하게 된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역시 동방신기는 동방신기다. 온갖 폭풍이 불어와도 11년간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지키고 정상을 지켜온 건 박수받아 마땅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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