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심형탁은 첫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에서 그간 이미지와는 또 다른 역할에 도전한다.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지만 아내와는 불화를 겪고 있는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에드 역을 맡은 것.
드라마에서 아버지 역을 두어번 한 적은 있지만 연극도, 연극에서의 아버지 역할도 처음이다. 그것도 장애를 가진 아이의 아버지 역이니 새로울 수밖에 없다. 심형탁은 "어떤 곳에서도 보지 못한 역할이다. 그래서 아픔이 좀 많다"고 운을 뗐다.
"아픔이 굉장히 많은 인물이에요. 사랑에 치이고, 자식도 아끼지만 아픔이 있는 거죠. 그런 아픔을 참고 일도 열심히 하는데 좀 못 배워서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거친 사람이에요. 아픔을 표현하는데 가장 중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심형탁은 런스루 당시를 떠올렸다. 캐릭터와 장면 설명 중 "마지막엔 나도 울고 다들 울었다. 지금도 울컥한데.."라며 잠시 고개를 떨궜다.
"굉장히 중요한 신이 마지막에 있어요. 눈물이 그냥 올라오더라고요. '아, 이게 공연이구나. 이것이 바로 무대다' 싶었어요. 우리가 힘겹게 연습해온게 한번에 다 보여졌을 때 오는 감동이 있더라고요. 물론 관객분들의 심금도 울려야 하지만 저희끼리 연습하는 동안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감동이었어요."
사실 이 감동은 심형탁의 감정이 극에 치달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픔이 많은 캐릭터이다 보니 캐릭터에 빠져드는 것 자체가 괴로운 것.
그는 "점점 에드화가 돼가니까 연극 안에서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극 중 아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려 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 받는 에드에 점점 빠지고 있는 것.
"사실 에드 연기 자체가 스트레스예요. 스트레스를 받는 연기기도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실제로도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더라고요. 와, 미치겠던데요. 점점 에드화가 돼서 연습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에요."(웃음)
아들 크리스토퍼 역의 세 배우 려욱, 전성우, 윤나무는 어떨까. 트리플 캐스팅이라 연습이 힘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심형탁은 강하게 "노노노노노. 진짜 노노"라고 강하게 외쳤다.
그는 "셋 다 아주 멋지고 성격이 다 다르다"며 "같은 대사를 하고 있는데 완전 다르다. 연습 할 때 섬?섬? 하다. 얘네들 굉장하구나.."라고 말했다.
"려욱이는 굉장히 아이 같고 여리게 나와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엉덩이 톡톡 두들기면서 하고 싶은 연기가 나와요. (윤)나무는 반대로 강한 연기가 나오는데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있어요. 그러면 감정이 같이 올라가고 흥분돼요. 정말 좋은 눈을 갖고 있어요. (전)성우는 정말 귀엽고 감싸주고 싶은 연기를 해요. 제 눈을 보지 않는데 그렇게 캐릭터를 잡은 거예요. 그럼 또 역에 대한 감정이 더 극대화 되죠. 셋 다 재밌어요. 인정하고 싶어요. 최고의 배우들이에요. 사실 저보다 이 세 명의 친구들을 더 주시해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매력 있는 역할이고, 배우들이에요. 감동 받고 있어요."
캐릭터 자체에 푹 빠져 있는 심형탁에게 기존의 예능 이미지가 연기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물었다. 심형탁은 "전혀 걱정 안한다"고 답했다.
"도라에몽 좋아한다는 게 밝혀지고 나서도 여러 연기를 했어요. 근데 도라에몽이 생각나게끔 연기한적은 없죠. 작품에 빠져 들어서 캐릭터를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만약 제 연기를 보면서 도라에몽이 생각나신다면 제가 그 생각을 없앨 수 있는 연기를 해야죠. 오히려 저한테는 기회예요. 도라에몽 생각이 나는 분들이 제 연기를 보고 '심형탁에게 저런 매력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요. 예능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어요."
심형탁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연기자 심형탁과 예능 속 순수한 심형탁, 도라에몽 매니아 심형탁 등 그 어떤 심형탁의 모습도 본인 그 자체라는 것을 알기 때문.
"만약에 남들 시선을 생각하고 지금까지 일을 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 같아요. 남들 말을 듣지 않는건 아닌데 제 생각을 자신있게 얘기하죠. 그렇게 얘기할 수 있고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 때문에 지금의 제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귀를 닫지 않으면서도 하고싶은 말, 하고싶은 것들은 꼭 하면서 살아요. 그게 원동력이죠. 이번 연극을 통해 분명히 저에게는 기회가 될 거예요. 연기를 한 번 더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뭐를 하든 열심히 할 거예요. 무조건. 진심으로 다가갈 겁니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오는 27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배우 심형탁. 사진 = 지앤지프로덕션,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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