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2015년 한 해는 영화 '암살', '베테랑'으로 두 편이나 천만영화를 만들어낸 뜻깊은 해다. 특히 20대부터 30대 남자배우들의 활약이 도드라졌고, 여성관객들 뿐만 아니라 남성관객들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발전에 큰 성과다. 올해 한국영화에서 어떤 남자배우들이 활약했는지, 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들을 짚어봤다.
▲ 이민호, 첫 영화 '강남1970'로 스크린 성공데뷔
올해 첫 포문을 연 액션드라마 '강남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 등 남자들의 이야기를 진하게 풀어내는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차기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권상우, 조인성, 송강호 등 걸출한 배우들의 바통을 이어 이민호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꽃보다 남자'로 데뷔한 이후 약 6년 동안 브라운관에서만 모습을 보였던 이민호는 유하 감독의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했고, 칼을 간 듯 한 남자의 감정선과 액션 등을 잘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탄력을 받아 신태라 감독의 한국·중국·홍콩 합작영화 '바운티 헌터스'에 출연을 확정,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이민호는 지난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강남1970'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그는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영화인들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과 자부심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한국 영화에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광수, 생선인간 탈을 쓴 이색행보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배신자, 기린 등 약간 모자란 콘셉트로 사랑받고 있는 허당 이광수가 올해에는 스크린에서 새로운 선택을 했다. 권오광 감독의 영화 '돌연변이'에서 생체실험의 피해자로 돌연변이 생선인간이 된 박구 역을 맡은 것.
이광수는 영화 '돌연변이'에서 어린시절 모습이 사진으로 등장하는 정도로, 실제 얼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배우에게는 선택하기 힘들었을 터.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제일 중점을 뒀던 부분은 시나리오의 내용이었다. 박구 캐릭터가 얼굴이 안나오기 때문에 몸집과 고개 각도, 손동작 등을 어떻게 잘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위해 최대 6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과 8kg가 넘는 생선인간 탈을 촬영 기간 동안 대역없이 직접 착용했다. 중화권에서 이미 톱스타이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는 배우로서 열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주원, '용팔이'·'그놈이다' 쌍끌이 흥행
배우 주원은 업계에서 유명한 성실배우다. 조금도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촬영에 매진한다. 올해 그는 드라마 '용팔이'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힘든 스케줄을 소화해야했고, 그의 노력의 대가는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이어 그는 범죄 스릴러 '그놈이다'에서 여동생을 잃은 장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용팔이'가 끝난지 며칠도 채 되지 않아 '그놈이다'의 홍보 활동과 인터뷰, 개봉과 무대인사 등을 진행했다. 유독 스크린에서 흥행 복이 없었던 그였지만, '그놈이다'는 누적관객 100만 돌파를 하며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충무로의 공무원답게, 현재 차기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 조정석, 납뜩이에서 원톱배우로…대세의 길
조정석은 올해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까칠한 메인 셰프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나봉선(박보영)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 강선우 역할을 맡아,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캐릭터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드라마의 흥행에 이어, 그는 첫 원톱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로 새로운 도전을 했다. 특종인 줄로만 알았던 사건이 오해에서 비롯된 실수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조정석은 허무혁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당당한 모습에서는 허당기를, 실수라는 것을 알고 쩔쩔매는 모습에서는 모성애와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로 모두 인터뷰를 진행, "현재 고민은 없다.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라며 바쁘게 활동하는 현재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영화 '시간이탈자'(가제)와 '형'(가제)에 출연,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어 대세 배우로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 유아인, '베테랑' 조태오부터 '사도'의 열연까지
유아인. 이 세 글자만으로도 올해 한국영화의 가장 강력한 캐릭터임이 입증된다. 그만큼 유아인은 영화 '베테랑'으로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30 젊은 배우들이 CF 등 이미지를 이유로 악역을 마다할 때, 소신있는 유아인은 악역 조태오 역할을 받아들였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맷돌잡는 손잡이를 어이라고 해. 그런데 지금 내가 어이가 없네?"라는 유행어를 낳았고, 조태오의 대사와 표정 등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되는 등 신드롬급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배우의 생명은 스크린에서 발현된다는 것을 증명한 한 수였다.
또 유아인은 영화 '사도'에서 선배 송강호와 사도와 영조로 부자(父子) 호흡을 맞췄다. 그는 몰입하던 중 실제로 돌부리에 이마를 박을 정도로 열연을 보였고, 관객들에게는 그의 열정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 생생하게 전달됐다. 현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유아인은 드라마 종영 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 하정우, 남성관객들마저 홀린 섹시배우
하정우에게 올해는 '롤러코스터'에 이어 감독 하정우의 차기작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기회였고 '암살' 하와이 피스톨로 섹시함과 멜로, 액션까지 다 되는 배우로서의 가치를 또 한 번 스스로 증명해 주목받았다.
비록 '허삼관'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각본부터 각색, 주연, 연출 등 모두 참여한 작품으로, '암살' 천만파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 내 작품 '허삼관'을 정말 사랑한다. '롤러코스터'도 역시 마찬가지"라며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연출작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서 전지현, 이정재 등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여성, 남성 관객들에게 '멋짐폭발' 매력을 드러내며 천만 흥행에 크게 일조했다. 또 2016년에는 영화 '아가씨', '신과 함께', '터널' 등 개봉을 앞두고 있다.
▲ 강동원, 대중과 접점찾은 이 남자의 매력
'군도: 민란의 시대', '두근두근 내 인생' 등 지난해까지 6개월 단위로 꾸준히 작품에 참여해왔던 강동원이었지만, 대중과의 간극이 느껴졌다. 하지만 올해 영화 '검은 사제들'로 그는 대중에 한층 다가갔다. 아이러니한 것은, 영화나 캐릭터가 오컬트적 소재에 천주고 최부제 캐릭터로 대중적이지 않은 반면 '강동원'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점.
강동원은 개봉 하루 전 JTBC '뉴스룸'에 출연, 정식 TV 출연이 무려 11년만이었다. 인터뷰부터 일기예보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해했고, 작품의 훌륭한 만듦새와 강동원의 열연까지 더해져 '검은 사제들'은 4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전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 조승우, 소신있는 배우의 알찬 선택
배우 조승우는 올해 천만영화 '암살'에서 짧지만 강한 캐릭터, 김원봉 역할로 깜짝 등장해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실제 인물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카메오 출연임에도 깊이 연구했다는 그는 '암살'의 감초 역할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소화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검사 우장훈 역할을 맡아 이병헌, 백윤식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과의 연기 대결에서도 대등한 열연을 펼쳤다.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에게는 한 치의 물러섬없이 조롱하듯 가지고 노는 모습과 함께,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앞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로 맞서는 등 가히 '연기의 신'다운 모습을 보였다.
▲ 유승호 "작품을 정말 하고싶었다" 간절한 바람
"이거 말고 꼬꼬닭 치킨"을 외치던 꼬마 유승호가 조용히 군 입대를 결정하더니 올해 초 늠름한 모습으로 군 제대를 해 대중에게 돌아왔다. 그는 전역식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고 "집에 있는 고양이 두 마리가 보고싶다"고 말해 또 한 번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유승호는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리웠다"고 말한 바, 전역 직후부터 영화 '조선마술사' 촬영을 바쁘게 이어갔다. 그는 '조선마술사'에서 물랑루 최고의 마술사 환희 역을 맡아 청명 역의 고아라와 멜로 호흡을 맞춘다.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어, 작품에 목말랐던 유승호에게 뜻깊은 한 해의 유종의 미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민호 이광수 주원 조정석 유아인 하정우 강동원 조승우 유승호(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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