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딱 그 자리에서 산다."
선두 오리온을 1경기 차로 압박한 2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딴 짓 하지 않고 잘하고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모비스는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퇴단한 뒤 전력 하락에도 불구하고 2위를 달린다.
유 감독은 '리빌딩'을 선언했지만, 막상 성적과 미래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 여전히 양동근 의존도가 높지만, 포인트가드 함지훈 효과를 계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다. 개개인을 보면 전준범의 슛 기복이 줄었고, 수비력도 많이 좋아졌다. 속공가담이 좋은 김수찬도 유 감독의 주요 옵션으로 성장했다. 부상 중인 송창용, 김종근 등이 합류하면 자체적으로 최고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양동근을 제외하면 모비스에서 유 감독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선수는 없다. 유 감독 특유의 절대적이고 엄격한 시선에서 그렇다. 모비스 농구의 미래를 감안하면 공수 숙련도를 끊임없이 끌려 올려야 한다는 게 유 감독이 내린 결론이다.
▲공격-핵심은 함지훈
유 감독은 "(양)동근이를 30분 이상 내보내면 안 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베테랑 양동근의 적정 출전시간이 30분을 넘기면 안 된다는 뜻. 그러나 양동근은 올 시즌에도 거의 매 경기 30분 넘게 출전하고 있다. 양동근이 빠지면 모비스 공수 조직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함지훈의 타고난 패스 센스를 극대화한다.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와 함께 뛰는 3쿼터에선 함지훈이 외곽으로 나와서 경기를 운영하기도 한다. 양동근의 체력을 아끼고, 모비스의 공수옵션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실제 함지훈과 클라크, 함지훈과 빅터와의 2대2 연계플레이는 돋보인다. 그러나 공격 작업이 꾸준히 원활한 편은 아니다. 상대 수비에 따라 고전하기도 한다. 함지훈에게 양동근 역할을 주문할 수는 없지만, 좀 더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게 유 감독 생각.(함지훈이 전문 포인트가드가 아닌 한계는 분명히 있다)
유 감독은 "상대가 새깅디펜스(2~3명이 골밑에 밀집, 상대 돌파를 막고 빅맨들의 움직임을 압박하는 전술)를 강하게 하면 더 많이 움직여서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지훈이가 아예 집을 짓고 산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모비스는 3쿼터 막판~4쿼터 초반 실책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는데, 함지훈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서로 동선이 겹쳤고, 패스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빅터와 클라크의 패스워크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함지훈이 중심을 잡지 못하면 빅터와 클라크의 위력마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빅맨 3명을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3쿼터(4라운드부터는 2쿼터로 확대)의 공격력 극대화는 모비스로선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모비스는 3쿼터 공격이 좋다. 하지만, 유 감독 특유의 엄격한 기준에선 부족하다)
▲수비-지역방어에 대한 고민
유 감독은 지역방어를 선호하는 사령탑이 아니다. 어차피 상대가 적응하면 외곽슛으로 공략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대인방어와 적절히 섞어 쓸 때 위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빅맨형 외국선수가 2명이 동시에 뛰는 KBL 현실(대인방어 유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2~3번이 전체적으로 약한 모비스 전력 등을 감안, 어쩔 수 없이 지역방어를 쓴다. 실제 올 시즌 KBL 10개구단의 지역방어 사용 빈도는 굉장히 높아졌다.
모비스의 지역방어 숙련도는 리그 최상급으로 꼽힌다. 현재 모비스가 사용하는 지역방어는 크게 두 가지다. 외국선수가 1명 뛰는 1쿼터와 2쿼터에 주로 쓰는 3-2, 2-3 지역방어. 클라크가 탑에서 상대 볼 흐름 최대한 저지한 뒤 골밑에 볼이 투입되면 포스트로 처진다. 이때 볼이 외곽으로 나가면 상황에 따라서 클라크가 탑으로 올라갈 수도,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올라가면 드롭 존. 유 감독은 상대 특성에 따라 그 타이밍을 결정한다). 또 하나는 3쿼터에 쓰는 3-2 드롭 존. 빅맨이 끊임없이 탑과 포스트를 오가며 수비한다. 유 감독은 "3쿼터에는 드롭 존을 쓴다. 기본적인 골밑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부담 없이 1명에겐 외곽까지 커버하라고 한다"라고 했다.(외국선수 2명과 함지훈이 동시에 투입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골밑 수비가 탄탄해지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매치업 존 성격을 적절히 가미, 공을 잡은 선수에게 순간적으로 1~2명이 압박하고 로테이션까지 원활하게 한다. 타 구단의 한 코치는 "모비스 지역방어가 과거 동부보다 더 위력적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지역방어의 본질적 특성 탓에 4~5라운드 이후를 고민한다. 그는 "벌써 다른 팀들이 다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했다. 플레이오프를 감안하면 이 부분은 모비스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수 있다. 더구나 지역방어는 실전서 숙련도를 끌어올릴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고민의 주체가 '만수' 유 감독이기에 조만간 또 다른 무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재학 감독(위), 모비스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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