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전노민·박혁권, 최후의 순간 몰입도 높인 미친 연기력 [夜TV]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육룡이 나르샤' 전노민, 박혁권이 최후의 순간 미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 몰입도를 높였다.

3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17회에서는 홍인방(전노민)과 길태미(박혁권)가 추포 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홍인방과 길태미는 해동갑족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 이방원(유아인)에 의해 위기를 맞았다. 이에 홍인방은 달아나려 했고, 길태미가 그를 도왔다. 그러나 도망가는 것도 잠시, 두 사람은 최후의 순간을 맞을 위기에 다달았다.

변절자 홍인방은 이방원에게 매수 당한 부하로 인해 추포 당했다. 그러나 끝까지 당당했고, 이방원과 대면한 자리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끝까지 이방원을 저주하며 이방원 역시 자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인방은 이방원에게 "나도 그랬지. 삼봉(김명민)이 하는 말에 가슴이 뛰었지"라면서도 "하지만 말이다. 잘 생각해봐라. 너의 설렘이 삼봉이 말하는 그 나라 때문인지 아니면 그 나라를 네 놈이 갖고 싶어서인지"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겠지. 그걸 아는 순간 네 안의 벌레는 비로소 속삭이기 시작할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방원은 "끝까지 찌질하네. 근데 난 더이상 당신 같은 악인의 저주에 두려워 하지 않아. 안녕히 가십시오. 홍인방 스승님"이라고 강하게 말했고, 홍인방은 어린 이방원에게 농락 당한 수치심에 정색했다.

해당 장면은 홍인방 역 전노민의 연기력으로 인해 더욱 몰입도가 높아졌다. 어지러운 나라 앞에서 변절한 자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자의 대립이 전노민의 강하면서도 흔들리는 모습으로 극대화됐다. 앞서 권력을 잡는 것과 동시에 더욱 악해져 가는 홍인방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던 전노민이 최후의 순간에서도 미친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 것이다.

홍인방과 함께 몰락의 길 앞에 선 길태미 역시 소름 돋는 최후를 맞았다. 이성계(천호진) 병사들에게 쫓기던 길태미는 끝까지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다. 화장을 더욱 진하게 하고 나가는 여유를 보였고, 삼한 제일검답게 병사들을 모두 물리치며 자신의 길을 갔다. 도망이라기보다 자신의 길을 막는 자들에 대한 응징과도 같았다.

병사들에게 포위된 가운데서도 길태미는 여유롭게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배를 채웠다. 허기가 져 싸움을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병사들은 삼한 제일검인 길태미에게 쉽게 달려들지 못했고, 길태미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이 끝까지 그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

그는 "사람들은 내게 역적이니 탐관오리니 하는데 내가 얼마나 고려를 사랑하는데. 나만큼 고려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왜? 이 나라는 날 너무 행복하게 해주거든"이라며 서슬퍼런 미소를 보여 시청자들을 더욱 소름끼치게 했다.

길태미의 소름 돋는 실체는 이후 장면에서 더욱 잘 드러났다. 여성스럽고 능글맞은 길태미였지만 고려를 몰락의 길로 이끈 장본인답게 극악무도한 모습이 역력했다.

병사들 앞에 선 길태미는 자신에게 "이인겸 따까리"라고 외친 병사의 목을 단숨에 벤 뒤 "난 이인겸 합하의 따까리가 아니다. 한 번도 그런적이 없어. 누구든 그런 소리 하면 바로 목을 친다"고 경고했다. 이후 길태미는 이방지(변요한)의 도발에 그가 '까치독사'임을 알아챘고, 대결을 시작했다. 예고편을 통해 이방지가 길태미에게 승리했음이 암시됐다.

길태미의 최후 역시 박혁권의 연기력 덕에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길태미 언니'라고 불릴 정도로 극 초반부터 화려한 화장과 여성스러운 행동이 눈길을 모았지만 삼한 제일검이라는 반전 실체가 밝혀지고, 고려를 시끄럽게 하는 장본인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행태가 공개되면서 제일 가는 악인임이 드러났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악한 모습이 박혁권의 이중적인 연기와 맞물려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됐다. 이에 마지막까지도 여유로우면서 악한 미소를 짓는 길태미의 최후가 더 소름돋게 다가왔다.

['육룡이 나르샤' 전노민, 박혁권.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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