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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봉사활동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졌다."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낸 김선형(SK)의 회상이다.
서울 SK 나이츠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3라운드 홈경기서 주전 선수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안양 KGC인삼공사에 81-65로 승리했다. SK의 4연패의 부진에서 탈출, 8승 17패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는 김선형의 복귀 후 첫 승리라 의미가 컸다. 김선형은 14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김선형은 중앙대학교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지난 10월 29일 KBL 재정위원회를 통해 20경기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 120시간 처분을 받았다. KBL은 "차기 시즌 시작 전까지만 봉사활동을 마치면 된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김선형은 징계 후 바로 봉사활동 일정을 잡았다.
김선형은 지난달 3일부터 SK 클럽하우스 근처인 용인시 처인구의 한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이른 나이에 KBL 최고 포인트가드 반열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김선형. 그는 묵묵히 봉사활동을 수행하며 과오를 반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원주 동부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돌아오자마자 29분 48초 동안 3점슛 5개 포함 23점 5어시스트 2라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이어진 KT, KCC, 삼성전에서도 매 경기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팀 패배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이번 경기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김선형이 봉사활동을 했던 시설의 장애인과 인솔교사 등 40명이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았다. 그들은 경기 내내 김선형을 연호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김선형은 맹활약으로 승리를 선물했다.
김선형은 경기 직후 봉사활동을 통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 그분들이 체육관에 오셨다고 해서 경기 전에도 만났고, 방금도 인사하고 왔다"며 "열심히 응원해주셨는데 이겨서 기쁘다. 오늘 이겼으니 앞으로도 계속 오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감사할 뿐이다. 그 친구들을 통해 내가 얻은 게 많다"며 "농구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농구 외에 다른 활동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 것 같다"는 마음을 전했다. "계속 하다보니 나중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봉사를 하게 됐다"는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선형은 향후 봉사활동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일(2일)도 김장을 한다고 해서 도와주러 갈 예정이다. 숙소와 가깝기 때문에 시간이 나면 되도록 갈 것이다"며 "시즌이 끝나면 동료들도 데려가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SK에 입단한 김선형은 데뷔 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팀의 주축 포인트가드로서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2014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군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징계를 받으며 첫 번째 좌절을 겪었다. 그러나 김선형은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꿨다. 무엇보다 복귀 후 야투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문경은 SK 감독도 "(김)선형이가 자숙 기간에 슛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확실히 연습 효과가 보인다"며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봉사활동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 김선형의 쇼타임은 이제 시작이다.
[김선형.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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