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할 수 있냐?"
이재우가 15년간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를 떠나 한화 이글스에 새 둥지를 튼다. 지난 30일 KBO가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이재우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었다. "선수 생활 마지막은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
지난달 27일. 이재우가 두산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이재우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김 감독이었다. "할 수 있냐", "그럼요 감독님. 자신 있습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김 감독은 "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된다더라"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재우는 간절했다. 김 감독의 전화 한 통에 크게 감동했다.
"깜짝 놀랐다. 항상 선수 생활 마지막은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죽을 각오로 야구해보고 싶었다. 내 선택이니 잘해야 한다."
이재우는 지난 2001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까지 통산 342경기에서 39승 20패 3세이브 69홀드 평균자책점 3.68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05년에는 76경기 7승 5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 홀드왕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에는 고창성-임태훈-이용찬과 함께 'KILL 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올 시즌 초반 안정적인 투구로 기대를 모았지만 37경기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6.26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은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이재우는 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9월 3일 NC전 구원 등판 이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기회조차 없었다. 이재우는 두산 구단에 면담을 요청했다.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두산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재우를 풀어줬다. 한화와 계약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화는 2일 이재우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일 오후 이재우와 연락이 닿았다. "불쌍해서 전화한 것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곧 그는 "함께 하자는 김성근 감독님 전화를 받았다. 다른 팀 생각하지 말고 함께하자고 하셨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사실 이전부터 선수생활 마지막은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었다.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원하는 대로 풀려서 다행이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15년간 뛴 두산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크다. 그는 "착잡하기도 하다. 감독, 코치님은 물론 관계자분들도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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