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조금이라도 야구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나이퍼' 장성호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kt wiz 구단은 7일 오후 장성호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장성호는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시작해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15년 kt를 거치며 20년간 프로 무대에서 뛰었다. 또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기여한 한국 대표 타자다.
장성호는 통산 2,064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6리 221홈런 1,043타점을 기록했다. kt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에는 49경기에서 타율 3할 9리 1홈런 16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8월 19일 넥센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2번째로 2,100안타를 기록하며 노장의 투혼을 보여줬다.
장성호는 "올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생팀 kt의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했으나 2차례 큰 부상을 당하면서 생각하지 못한 재활을 하게 돼 팀에 큰 보탬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가족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조금이라도 야구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한해 많이 도와준 후배들이 고마웠고,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내가 후배들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인 것 같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조범현 감독님께서 어렵게 불러주셨는데 그만두게 돼 죄송하고, 이번에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으니 내년에는 꼭 포스트 시즌에 나가길 바란다. 20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안타를 쳤던 기억 등 좋은 기억만 안고 가겠다. 야구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후에도 야구 관련 일을 하며 살 계획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어떤 길을 가든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성호는 "20년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리고, 늘 곁에서 힘이 됐던 아내와 딸, 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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