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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나쁜 버릇을 못 고치면 결국 벌을 받는 법이다. 중국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렌지웨이의 '나쁜 손'은 사후 판독에서 적발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5~2016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 남자 1,500m 1차레이스 준결승 3조 경기. 한국 남자 쇼트트랙 유망주 박지원(단국대)이 출전해 관심을 끌었다. 박지원은 '나쁜 손'의 희생양이 될 뻔 했으나 사후 판독을 통해 구제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뒤에서 달리던 박지원이 무서운 속도로 아웃코스 추월을 노렸다. 렌지웨이와 마웨이(중국)을 모두 제치고 1위로 나서려는 찰나. 렌지웨이는 오른팔로 박지원을 감싸는 자세를 취했다.
끝이 아니었다. 추월을 막기 위해 박지원의 등을 오른 손바닥으로 찍어 눌렀다. 의도가 다분했다. 명백한 반칙이었다. 박지원은 빙판에 나뒹굴었고, 2분52초166의 기록으로 뒤늦게 골인했다. 죄를 알았는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렌지웨이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사필귀정. 심판진은 사후 판독을 거쳐 렌지웨이를 실격 처리했다. 3위로 골인한 마웨이(2분23초618)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500m 결승에 오른 중국 선수는 천광이 유일했다.
게다가 중국은 이날 걸린 4개의 금메달 중 단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 금메달은 고사하고 타오자잉이 여자 1,500m 1차레이스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남자 1,000m 결승에 오른 천광도 실격 당했고, 여자 1,000m 결승에서는 취춘위가 추월하는 과정에서 심석희(세화여고)와 발레리 말테(캐나다)까지 넘어트려 실격 판정을 받았다.
한국은 여자 1,500m 1차레이스에서 최민정, 남자 1,000m에서 곽윤기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자존심을 세웠다.
중국 쇼트트랙은 이전부터 레이스 도중 손을 사용하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질타를 받아왔다. 2014 소치올림픽 당시에도 여자 1,000m에 출전한 판커신이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자리 다툼을 하다 팔꿈치를 사용했고, 금메달을 차지한 선두 박승희를 잡아채려던 것이 방송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잡히기도 했다.
반칙으로 실격됐고, 금메달도 없었다. 홈그라운드에서 자존심을 세우긴커녕 제대로 망신만 당한 중국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판커신(왼쪽)이 박승희를 잡아채려 하고 있다. 당시 판커신은 실격 처리되지 않았고, '불로소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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