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역시 포웰 효과는 강렬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고전 중이다. 안드레 스미스의 무릎 부상이 결정적이다. 스미스는 유연한 풋워크와 탁월한 포스트업-페이스업 테크닉으로 골밑 득점력이 대단히 뛰어났다. 외곽포도 정확했고 골밑에서 버텨내는 수비력도 좋았다. 전자랜드는 스미스 중심으로 수비조직력을 재정비했으나 스미스가 빠져나가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여기에 함준후, 이현호 등 일부 수비력이 좋은 국내선수들이 부상과 불미스러운 일로 빠지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의 패턴도 다시 짜맞춰야 했다.
그래도 전자랜드는 스미스 복귀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은 12일 KT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미국 의사에 따르면, 재활을 내년 2월까지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혀를 찼다. 결국 스미스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그리고 추락하는 팀을 재건하기 위해 트레이드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어차피 대체 외국선수 시장에 쓸만한 빅맨이 많지 않은 상황. 전자랜드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는 포웰의 재영입이 해법이었다. 전자랜드는 KCC와 논의 끝에 속전속결로 포웰을 영입했다.
포웰은 12일 KT와의 부산 원정경기 직전 일찌감치 코트에서 몸을 풀었다. 편안하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돌변했다. 강력한 집중력을 뿜어냈고, 국내선수들을 하나로 결집시켰다. 전자랜드는 지난 봄 플레이오프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재현했다.
플레이오프 당시 전자랜드는 외곽에서의 유기적인 패스워크가 일품이었다. 골밑에서 수비수들을 모아 패스아웃한 뒤 외곽찬스를 만드는 게 상식적이지만, 전자랜드는 포웰을 중심으로 외곽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팀이었다. 올 시즌 그 모습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지만, 포웰의 복귀와 동시에 국내선수들의 3점포도 살아났다. 서로 세부적인 동선을 알고 있었고,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긴 걸 무시할 수 없었다. 전자랜드는 전반전서 15개의 3점슛을 던져 9개를 작렬했다. KT는 전자랜드의 효율적인 외곽 플레이에 외곽 수비라인이 완벽히 무너졌다. 조성민, 김현수 등의 부상 결장 공백이 드러났다.
포웰이 기본적으로 골밑에서 버텨내는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포웰의 재영입이 전자랜드의 골밑 수비력과 수비조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카드는 아니다. 하지만, 포웰과 국내선수들은 수년간 맞춰온 동선이 있다.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코트니 심스에게 줘야 할 점수는 줬지만, 적절히 더블팀으로 봉쇄하면서도 외곽포 역시 꽁꽁 묶었다. 점수 차는 20점 내외로 벌어졌다.
전자랜드는 스코어에 여유가 생기면서 3쿼터에 잠시 포웰을 기용하지 않았다. 콘리와 국내선수 4명이 뛰었는데, 일시적으로 코트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그러나 포웰이 들어온 뒤 직접 득점을 이끌었다. 직접 볼배급을 했고, 자신이 볼을 갖고 있지 않을 때 국내선수들에게 손짓과 눈짓으로 동선을 지정해주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포웰이 전자랜드에 4시즌간 뛰었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들.
전자랜드는 4쿼터 초반 심스와 박철호 등에게 연속 실점했다. 여전히 전자랜드의 골밑은 강하지 않고, KT가 균열을 일으킨 것. 그러나 전자랜드는 포웰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강한 응집력을 뽐냈다. 공격에선 템포바스켓으로 10~15점 리드를 지켰고, 수비에서도 심스에게 준비된 더블팀을 시도,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웰 효과가 강타한 전자랜드-KT전이었다. 포웰은 3점슛 3개 포함 31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록으로 전방위 맹활약을 펼쳤다. 전자랜드가 돌아온 포웰을 앞세워 대반격 채비를 갖췄다.
[포웰.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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