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구단에 요청 해놓은 상태입니다."
올 시즌 KBL 10개 구단 중 D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구단은 LG, KT, KGC다. KT는 D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불참했다. 지난 시즌에는 KBL이 직접 D리그 연합팀을 구성했다. 때문에 KT 선수들도 간접적으로 D리그에 참가했다. 그러나 올 시즌 D리그 연합팀 구성은 무산됐다. KT는 온전히 1군 경기에만 참가한다.
11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KT 조동현 감독은 "KT에 와보니 D리그 불참이 결정된 상태였다"라고 했다. 그는 "D리그 참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구단에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KT 관계자 역시 "다음 시즌부터는 D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KT에 따르면, 지난 시즌과 올 시즌에는 부상자 등으로 선수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선수수급 여건이 좋아졌다. KBL은 D리그를 운영하는 팀에 운영비(약 2~3억원)를 따로 지원한다. KT로선 여건이 맞아떨어지면 D리그에 참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KT의 사정
조동현 감독은 전자랜드전 3쿼터 초반 마커스 브레이클리를 뺐다. 이후 경기 끝날 때까지 브레이클리를 다시 투입하지 않았다. 공수에서 집중하지 못했고, 약속된 공격과 수비 움직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경기력 자체가 저조했다.
문제는 브레이클리가 빠지면서 KT 공격이 코트니 심스와 박상오에게 집중됐다는 점이다. 물론 조 감독은 "전자랜드보다 매치업이 유리한 부분(심스)이 있다. 심스의 골밑 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라고 했지만, 국내선수들과 외국선수의 밸런스가 맞아떨어져야 공격력 자체가 극대화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박상오를 제외하면 국내선수들의 득점 가세가 미미했다.
이 부분은 KT의 냉정한 현실이다. KT는 국내선수들의 경험이 대체로 많지 않다. 외국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조 감독은 "블레이클리가 기복이 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선수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팀이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날 KT를 상대한 전자랜드의 경우 돌아온 리카르도 포웰 위주로 강인한 응집력을 뽐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선수들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더구나 현재 KT는 조성민과 김현수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상태다. 조성민은 발목 부상으로 2주간 결장하고, 김현수도 당분간 복귀할 수 없다. 중고참 이광재 역시 장기결장 중이다. 지난 시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재도, 조 감독이 올 시즌 발굴한 박철호, 신인 강호연 등의 역량이 좀 더 올라가야 한다. 이 작업은 하루 이틀에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시즌, D리그 참가한다
그런 점에서 KT는 D리그 참가 필요성이 절실하다. 조 감독은 "우리 팀 구성을 볼 때 D리그 참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구단에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D리그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적합한 무대다. 선수가 어떤 기술 하나를 익혔을 때, 실전서 부단히 부작용을 겪어봐야 한다. 그렇다면 그 무대는 팀 성적으로 평가 받는 1군과는 달리 D리그가 적합하다. (물론 1군에서 체득해야 할 부분도 있다)
조 감독도 "젊은 선수들이 여기(1군)서는 당장 많이 뛸 수 없는 상황이다. 2군에서 많이 뛰어봐야 자연스럽게 기량이 향상될 수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신인 강호연의 경우 조 감독은 "슛 하나만 보고 3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라고 했다. 조 감독은 강호연에게 슛 찬스가 생기면 자신있게 던지라는 주문 외에 별 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강호연에게 그 이상 바랄 수 없다는 걸 조 감독이 가장 잘 알기 때문.
조 감독은 "그래도 호연이가 마음에 드는 건 스텝만 잡힌 상황서 공을 받으면 곧바로 던지기 때문이다. 슈터는 그래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강호연은 슛 외에 더 많은 부분에서 성장해야 할 선수다. 조 감독도 "사실 D리그만 있다면 호연이는 2~30분씩 거기서 뛰어야 한다"라고 했다. 강호연은 전자랜드전서 11분 뛰었다. 이 정도로 뛰어서는 자신의 장점 외에 다른 기술을 연마하고, 실전을 통해 기량 향상을 일궈내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조 감독 생각이다. 또한, 조 감독은 "(최)창진이에게도 슛 없는 선수는 1군에서 쓰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더니 요즘 하루에 500개씩 연습한다. 그래서 좀 더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최창진은 단 4분47초 뛰었다. 장기적 측면에서 KT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D리그 참가가 절실하다.
D리그는 KBL이 과거 2군리그 격으로 시행했던 윈터리그와는 성격이 다르다. 모든 국내 선수가 뛸 수 있다. 때문에 단순히 국내선수들의 역량 향상 무대 의미를 뛰어넘어 부상 재활 선수의 실전감각 배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결국 D리그에 참가하는 구단이 장기적 차원에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미 구단도 조 감독의 생각에 동의했다. 다음 시즌에는 D리그에 참가하는 KT를 볼 수 있다.
[KT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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