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천안 강산 기자] 데뷔전부터 미쳤다.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새 외국인 선수 파벨 모로즈가 그랬다. 마이클 산체스의 이탈로 신음하던 대한항공으로 입장에선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모로즈는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데뷔전에서 모로즈는 30득점에 65%의 공격성공률로 팀의 세트스코어 3-1(19-25 27-25 25-17 25-22) 역전승을 이끌었다. 데뷔전부터 무척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모로즈가 선발 출전한다. 토스가 나쁘든 좋든 처리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좋다. 빨리 적응할 것 같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세트는 다소 불안했다. 성적은 6득점 공격성공률 46.15%. 점유율이 50%로 다소 높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풀렸다. 김 감독의 말대로 어려운 토스를 어떻게든 득점과 연결하려 했다. 알려진 대로 세리머니는 대단히 화려했다. 상대를 자극할 만한 수위 높은 세리머니도 있었다.
2세트에는 9득점 공격성공률 63.64% 맹활약으로 승리를 도왔다. 점유율은 37.50%로 1세트와 견줘 다소 낮았지만 세터 한선수와의 호흡은 갈수록 나아졌다. 블로킹 타이밍도 괜찮았다. 득점 하나하나에 격한 세리머니로 파이팅을 불어넣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성격은 최고다. 선수들과도 잘 어울린다. 빨리 적응할 것 같다"던 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대한항공은 모로즈의 활약을 앞세워 2세트를 획득,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가 약이다. 거침없었다. 3세트 들어서자 몸이 완전히 풀린 듯 종횡무진 움직였다. 11-6 상황에서는 첫 서브득점까지 올렸다. 2세트까진 서브가 그리 위력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몸이 풀리니 서브 강도까지 달라졌다. 15-11 상황에서 후위공격 득점으로 공격성공률 60%를 찍었다. 높은 타점을 활용해 상대 코트에 내리꽂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 블로킹을 활용할 줄 알았다. 3세트에만 8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이 무려 85.17%에 달했다. 점유율을 24.14%로 낮췄는데, 적재적소에 득점이 나왔다.
활약은 4세트에도 이어졌다. 무조건 힘을 앞세우지 않았다.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아도 상대 블로킹에 맞혀 어떻게든 득점과 연결했다. 많은 공격을 시도하진 않았지만 순도가 높았다. 현대캐피탈도 모로즈가 언제 공격할지 모르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23-20 상황에서는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는 밀어넣기 득점을 올렸다. 공격범실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4-22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퀵오픈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30점을 채우고 데뷔전을 마쳤다.
[대한항공 파벨 모로즈. 사진 = 대한항공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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