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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히말라야'는 남자들의 영화다? 아니다. '히말라야'에는 산악대원의 홍일점 조명애 역할의 라미란부터 무택의 여자친구 수영 역의 정유미, 엄홍길(황정민)의 아내 선호 역을 맡은 유선까지 여자들의 활약 또한 돋보이는 영화다.
특히 라미란은 건장한 남자들 사이에서 무릎까지 눈이 푹푹 들어가는 몽블랑 설산(雪山) 등반을 했고 일주일 이상 고지대에서 씻지도 못하는 등 여배우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고충이 따랐다. 하지만, 특유의 털털한 성격으로 "안 씻으니 편하고 좋았다"라고 훌훌 털어버리는 쿨한 성격의 라미란은 스크린 속에서도 거침없지만 마음은 따뜻한 팀 내 엄마 역할을 도맡았다.
"라미란씨는 운동을 싫어하더라고요.(웃음) 근육이 별로 없는 분이라 산에 가는 것을 싫어했어요. 그래서, 촬영하러 올라가는 높이만큼 따라올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다가, 카메라가 돌아갈 때는 '컷' 하기 전까지 배우의 정신력으로 하더라고요. 어떻게든 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이석훈 감독은 라미란에게 연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말로 다하지 못하는 고통이 있었지만, 라미란은 여러 남자배우들 못지 않게 열심히 임했고 스크린 속에서 엄홍길 대장 다음으로 산에서 든든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석훈 감독은 모자, 고글 등으로 가려진 얼굴에 미안해하며 라미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정유미는 극중 박무택에게 "산에 가지 말라"며 티격태격하는 무택의 5년 사귄 여자친구로, 웃음부터 절절한 감동까지 열연을 펼쳤다. 정유미를 수영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이석훈 감독은 "이유는 딱히 없었다"며 그저 무조건 정유미가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희한하게도 제가 캐스팅을 할 때 어떤 배우를 염두하고 시작하지 않는데 그 역할은 무조건 정유미씨가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건넸어요. 오랫동안 답이 없다가 결정해주셔서 정말 기뻤죠. 여러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말라, 하기만 한다면 내가 옆에서 열심히 서포트하겠다'고 붙잡았어요."
극중 수영 역은 이석훈 감독이 시나리오를 각색하면서 많은 공을 들인 캐릭터다. 산에 갇힌 남편을 찾기 위해 대원들은 휴먼원정대를 꾸리고, 무전을 통해 남편의 상황을 살피는 수영은 그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대원들까지 걱정한다. "정유미만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이석훈 감독의 표현은, 영화를 보면 더욱 느끼게 될 말이다.
유선 또한, 앞서 영화 '검은 집'으로 황정민과 부부 호흡을 맞췄던 터라 그의 전화 한 통에 의리있게 달려와줬다. 이에 이석훈 감독은 "인품이 훌륭한 배우들과 이 작품을 통해 만나게 돼서 정말 감사하고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석훈 감독(위) 라미란 정유미.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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