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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2015년은 연기 잘 하는 배우를 보는 즐거움을 그 어느 때보다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한해였다. 그 대표적 주인공이 바로 ‘베테랑’과 ‘사도’의 유아인,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내부자들’의 이병헌이다.
▲ 올해는 ‘아인 시대’, 유아인
배우 유아인에게 2015년은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듯 하다. 관객에게도 그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올해 유아인은 ‘사도’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비운의 사도 세자 역을 맡은 그는 풍부한 감정선으로 관객들에게 처절한 영조의 모습을 전했다. 이어 개봉한 ‘베테랑’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역을 맡아 티끌만큼의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순도 100% 악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가 한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가 국민 유행어가 됐을 정도. 여기에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도 연기력을 폭발시키며 유아인 전성시대를 공고히 했다.
▲ 20대 원석 여배우의 발견, 박소담
흔히 충무로에는 20대 여배우가 없다는 말들을 하곤 했다. 실제 큰 롤을 맡길 만한 연기력, 스타성 등을 지닌 배우들이 적었기 때문. 이런 가뭄을 깰 만한 배우로 평가받는 이가 바로 박소담이다.
독립, 단편영화에서 연기력을 다져 온 박소담은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로 상업영화를 즐기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눈도장을 콕 찍었다. 극 중 주란(박보영)의 든든한 친구로 등장, 극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살린 박소담은 ‘사도’와 ‘베테랑’에 연이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이후 박소담의 차기작이 ‘검은 사제들’로, 신인 임에도 연기 베테랑 김윤석과 까마득한 선배 강동원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팽팽한 구도를 형성해 시선을 앗아갔다. 여기에 구마예식에서 얼굴 CG나 목소리 변조 없이 오롯이 박소담이 그 모든 연기를 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신예 박소담’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 사생활 논란도 연기력 앞에선 무력, 이병헌
이병헌은 배우는 연기로 평가 받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한 배우다. 빼어난 연기력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연기와 사생활은 별개’라는 인정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병헌에게 2014년과 2015년은 힘든 한 해였다.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사생활 논란이 불거져 배우 생활에 치명타를 입는 듯 했다. ‘협녀, 칼의 기억’은 지난해 12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이병헌의 사생활 논란 등이 겹쳐 지난 8월 대중 앞에 첫 선을 보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이병헌의 연기에 대해 크게 왈가왈부하는 이는 적었지만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사생활 논란과 영화의 만듦새가 문제였다. 이를 반전시킨 작품이 바로 ‘내부자들’이다.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은 이병헌은 지방에서 활동한 조폭부터 망가진 정치깡패의 모습까지 폭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이며 ‘대체불가 배우’임을 널리 알렸다. 이 영화를 접한 대중들의 마음도 돌아섰다. 이병헌은 자신의 연기력만으로 대중의 부정적 시선을 돌려 세웠다. 이제 관객들에게 이병헌은 ‘사람 이병헌’이 아닌 ‘배우 이병헌’으로 인정 받고 있다.
[배우 유아인, 박소담, 이병헌(위 사진 왼쪽부터), 영화 '베테랑', '검은 사제들', '내부자들' 스틸(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CJ엔터테인먼트·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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