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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시청자들이 똑똑해졌다. 이제 웬만한 작품을 가지고선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을 수 없다. 대본이든 연출이든 연기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외면 받기 쉽상이다.
그러나 SBS는 달랐다. 새로운 시도와 과감한 도전을 계속해서 펼쳤고, 그 결과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왕국'이라는 평을 얻게 됐다.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SBS는 올해에도 다양한 드라마를 선보였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다 흥할 수는 없었다. 작품성, 시청률 등에서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SBS 드라마는 타 방송사보다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여전해 건재했던 2015년 SBS 드라마를 돌아봤다.
▲ 상반기, 신뢰가는 제작진+명품 연기 '엄지 척!'
SBS 상반기는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가득했다. 믿고 보는 제작진이 기본적으로 작품을 탄탄하게 만들었고, 이를 배우들의 연기가 극대화시켰다. 신뢰 가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만나니 SBS의 상반기 드라마들은 대부분 호평을 얻었다.
시작을 알린 것이 월화드라마 '펀치'. 김래원, 조재현, 김아중, 최명길, 온주완, 서지혜 등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들이 탄탄한 대본 위에서 그야말로 제대로 놀았다. '추적자', '황금의 제국' 등으로 시청자는 물론 배우들에게까지 신뢰를 얻는 박경수 작가의 작품인 만큼 사회적 문제를 꼬집는 동시에 배우들의 물오른 연기를 끌어낼 수 있는 필력이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빈틈 없는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은 연이어 상승했고 이후엔 줄곧 1위를 유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펀치'의 바통을 이어 받은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유지해 나갔다. '풍문으로 들었소' 역시 믿고 보는 제작진이 안정된 기본을 만들어 놨다. 특급 콤비로 불리는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의 마법이 또 한 번 통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갑을 관계 문제에 대해 코믹하면서도 섬뜩하게 꼬집어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와 함께 유준상, 유호정, 이준, 고아성을 필두로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는 일명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완성도를 높였다.
후속작 '상류사회'는 기대보다 더 큰 결과를 끌어낸 경우다. 유이, 성준, 박형식, 임지연을 내세운 '상류사회'는 젊고 경험이 다소 부족한 배우 4인을 주연으로 내세워 우려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함께 했던 하명희 작가와 최영훈 연출이 다시 만나 특유의 촌철살인 대사를 이어가 작품성을 높였고, 젊은 배우 4인 역시 연기로 걱정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큰 롤을 맡은 만큼 책임감 있게 역할을 소화했고, 한층 성숙해진 이들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진부한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그려내 호평 받았다.
월화드라마가 연이어 흥하는 가운데 수목드라마는 초반 다소 주춤했다. 현빈, 한지민을 내세운 기대작 '하이드 지킬, 나'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 '하이드 지킬, 나'는 기대와 달리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실망을 줬다. 배우들의 열연이 무색했을 정도. 현빈 한지민이 극강의 케미를 선보이며 열연했지만 이야기의 부실함을 커버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SBS 드라마에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후속작 '냄새를 보는 소녀'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판타지와 현실을 적절히 섞은 '냄새를 보는 소녀'는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로 관심을 모았다. 초반 신선한 이야기로 호평을 얻은 반면 극 말미 개연성 없는 전개가 쓴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박유천, 신세경이 보여준 의외의 케미가 이를 커버했다. 방송 전 두 사람의 케미를 의심하는 시선이 난무했지만 박유천, 신세경은 완벽한 호흡으로 달달한 로맨스를 완성시켰다. 이와 함께 남궁민의 악역 변신도 화제가 됐다.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탄력을 받은 SBS는 '가면'으로 그 기세를 이어갔다. 수애의 1인 2역으로 화제를 모은 '가면'은 줄곧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극 분위기가 어두웠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제 모습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수애를 비롯 주지훈, 연정훈, 유인영 등이 발군의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억척스럽게 살아가던 여자가 우연히 재벌가에 입성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동시에 수애, 주지훈이 기대 이상의 케미를 보여주면서 상반기 SBS 체면을 살렸다.
아침 일일드라마 '황홀한 이웃'과 저녁 일일 드라마 '달려라 장미' 역시 제 역할을 다했다. 윤손하는 '황홀한 이웃'을 통해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눈물샘을 자극했고, 박탐희는 악녀로 분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 두 드라마 모두 꾸준히 안정된 시청률을 보여 아침과 저녁 시간을 책임졌다.
평일 드라마가 흥한 반면 주말드라마는 부침을 겪었다. 편성 변경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SBS 주말드라마는 상반기 어려움을 겪었다. '내마음 반짝반짝'이 조기 종영의 아픔을 겪었고,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또한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였다. 좀처럼 주말드라마의 부활이 이뤄지지 않아 SBS의 고민으로 남았다.
[사진 = SBS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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