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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산악인 분들에게 산을 왜 오르는지,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 질문은 제게 연기를 왜 하느냐는 것과 같아요. 연기는 제 꿈이거든요. 과연 좋아하지 않고 산을 올라갈 수 있을까, 뜨거운 열정없이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배우 정우는 언제봐도 얼굴에 미소와 장난기가 가득하다. 아니, 장난기보다는 애교있는 살가운 모습에 다 가깝다. 정우는 2013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쓰레기 역할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고, '쎄시봉'에서는 시대극 활약을 했다. 이어 '히말라야'에서는 실존인물인 故 박무택 산악대원을 연기했다.
정우는 제작보고회, 시사회에 이어 미디어데이 등 여러 행사에서 만날 때마다 함께 연기했던 선배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과 죄송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매번 "내가 막내라서 잘했어야 했는데"라며 그저 머리를 숙였다. 스크린 속 정우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박무택 대원 역을 충분히 소화했지만, 자신의 연기에 매번 부족함을 느끼며 반성에 반성을 거듭했다.
"선배님들이 어려워서 그렇다기보다는, 제가 많이 부족해서요. 여러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제가 가장 막내였는데 고산병 증세가 와서 제가 뒤쳐지기도 했어요. 정말 죄송스러웠죠. 그러면서도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적극 수용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기도 했어요. 배우로서 잊지 못할 경험이었죠."
정우는 산악대원 박무택이 엄홍길(황정민) 대장을 찾아와 함께 히말라야에 가게 해달라는 극 초반 모습을 회상하며 "내 신인 시절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신인 때 모습을 생각하며 박무택에게 다가가니, 좀 더 1차원적으로 연기하려고 했어요. 우리 어릴 때 보면, 순수하면서도 유치하잖아요. 뭘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멋스러움이 느껴지지만, 순수한 부분이 가려진다는 점에서는 애틋하고 또 그립죠. 그래서 전 '바람'이라는 제 출연작을 좋아해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거부감이 없죠."
박무택이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해 열정을 쏟아부었 듯이, 정우에게 현재 넘어야할 산은 뭘까. 질문을 받자, 정우는 활발한 모습에서 이내 "넘어야 할 산…"이라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어렵게 입을 뗐다.
"뭔가를 꼭 넘어야 할까요?(웃음) 다만, 그걸 제가 넘어감으로써 어떤 성취감이나 행복감을 느낀다면 하겠죠. 당장 드는 생각은 배우니까 '연기'죠. 연기나 잘했으면 좋겠어요. 제발 연기나 잘했으면."
[정우.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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