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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 럭비 현실에선 엄청난 것이다."
15일 서울 현대글로비스 본사에서 창단식을 치른 현대 글로비스 럭비단. 초대 사령탑을 맡은 정삼영 감독은 감격스러워했다. 척박한 아마추어 스포츠, 특히 비인기 종목 럭비에서 실업팀이 탄생한 것에 대해 엄청난 의의를 뒀다.
2015년 한국 럭비는 침체를 넘어 공멸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올해 초 삼성중공업이 럭비단을 해체하면서 성인, 실업팀이 3팀(한국전력, 포스코건설, 상무)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 선수들은 대한럭비협회 소속으로 국가대표팀 경기에 나섰지만, 당장 앞날이 보장되지 않아 불안감을 느껴왔다. 현대 글로비스는 삼성중공업을 이끌었던 정 감독을 영입했고, 군에서 제대하는 선수들 위주로 9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곧바로 동계훈련에 들어가고, 내년 3월 춘계연맹전서 데뷔전을 갖는다.
▲한숨 돌린 실업리그
삼성중공업이 해체된 뒤 올 시즌 럭비 실업리그는 파행운영 됐다. 그러나 현대 글로비스의 창단으로 한 숨을 돌렸다. 당장 상무에서 제대한 뒤 갈 곳 없는 선수들이 직장을 구했고, 삼성중공업 출신 선수들도 일부 현대글로비스로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을 맡았던 정 감독은 누구보다도 삼성중공업 출신 선수들을 잘 안다. 그는 "팀 컬러에 맞으면 누구든 언제든지 데려올 수 있다"라고 했다.
구단은 "국내 대학과 일본에서 뛰는 한국선수들 위주로 18명 정도 추가로 선발, 30명 정도로 선수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했다. 내년 선수단 규모를 늘려 전력을 키우고, 우승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구단은 "전반기에는 팀을 알리고 전략전술을 선수단이 숙지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후반기에는 전략전술을 가다듬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내년 4~5개 대회에 출전해 최소 1개 이상의 우승컵을 가져오고 싶다"라고 했다. 정 감독도 "현대 글로비스가 기량을 어느 정도 향상하느냐에 따라 한국 럭비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침체됐던 한국 럭비가 현대글로비스 창단으로 생기가 돌 듯하다. 현대 글로비스는 인천 남동럭비전용구장을 홈으로 사용, 인천에 럭비 붐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한용빈 단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선수단에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다. 인천에 대학, 실업 팀이 없는데, 인천 연고로 럭비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 인천 대표로 전국체전에도 나가고, 인천 시민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갖겠다"라고 밝혔다.
▲한국럭비 청사진 그리자
아직 현대 글로비스가 구체적으로 선수단 지원, 한국럭비 발전방안을 내놓은 건 아니다. 그러나 현대 글로비스 창단을 계기로 한국럭비 청사진을 그리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럭비는 96년만에 2016년 리우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한국은 지난 11월 아시아 지역예선(7인제)서 일본과 홍콩에 1~2위를 내주고 3위에 그쳤지만, 내년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있다. 리우올림픽 진출 희망도 아직은 살아있다.
럭비계에선 한국이 설령 내년 최종예선서 리우행 티켓을 따지 못해도 2019년 일본 럭비월드컵, 2020년 도쿄올림픽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고, 실제 올림픽에 출전하면 대한체육회 차원의 지원과 위상도 달라진다. 현대 글로비스 창단을 계기로 한국럭비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상웅 대한럭비협회장은 "한국 럭비가 현대글로비스 창단을 계기로 질적, 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질적인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현대 글로비스의 창단을 계기로 럭비협회와 각 구단들이 한국럭비 발전을 위한 장기로드맵을 구축할 필요성이 생겼다.
[현대글로비스 럭비단. 사진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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