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후속대처가 중요하다.
대한농구협회가 주최한 2015년 농구인 송년회가 16일 서울 소노펠리체 3층 사파이어홀에서 열렸다. 각계각층의 농구인들이 참석했다. 올해의 선수(남자-이승현, 여자-박지수) 시상식이 열리기 전,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과 KBL 김영기 총재가 나란히 농구인들 앞에서 축사를 했다.
방열 회장과 김영기 총재의 키워드는 같았다. '통렬한 반성'이었다. 방 회장은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올해 한국농구는 도박, 비리로 비춰졌다. 한국농구가 윤리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라고 했다. 김 총재도 "지난 여름 지도자 중 한 명(KGC 전창진 전 감독)이 나쁜 일에 연루돼 농구계에 누를 끼쳤다.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불법토토 사건이 터져 곤욕을 치렀다. 취임 후 지금까지 사과만 했다. 2015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반성 그 이후
2015년 한국농구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훨씬 많았다. 한국농구의 두 수장이 돌아본 것처럼 전창진 전 감독의 승부조작 스캔들, 전, 현직 프로농구선수들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베팅 사건이 정신 없이 연이어 터졌다. 김민구(KCC)가 지난해 음주운전 이후 징계 이행 없이 복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도 고려대 농구부가 입시비리 스캔들에 휘말려 경찰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진행형이다. 경우에 따라서 프로와 대학농구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방 회장과 김 총재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통렬히 반성했다. (방 회장의 경우 여자대표팀 리우올림픽 출전권 획득, 남녀 17세 이하 스페인 세계선수권 참가, 농구협회와 생활체육연합회의 통합 등을 내년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도박과 비리 스캔들은 그 세력이 비밀스럽고, 불투명하다. 올해 터진 사건들은 어떻게든 봉합이 됐지만, 재발 가능성이 없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농구협회와 KBL, WKBL이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돼있는지는 의문스럽다. 한 농구관계자는 "각종 좋지 않은 사태들을 덮는 데만 급급했던 2015년"이라고 비판했다. KBL의 경우 솜방망이 징계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런 식의 대처가 팬들의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됐고, 농구인기 하락으로 이어졌다)
▲강력한 처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농구가 비윤리적, 불법적인 스캔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올해 벌어졌던 사건들이 앞으로 재발한다면 가뜩이나 인재 풀이 척박한 한국농구의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농구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KBL의 경우 불법도박 사태 이후 자정결의대회를 열었는데,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물론, 우선적으로 농구인 개개인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한다. 올해 벌어진 좋지 않았던 사건들은 기본적으로 개개인이 자신을 도덕적 규범 속에서 옳게 다스리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그렇다면 농구협회, KBL, WKBL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불법도박, 음주운전, 각종 비리 등에 대한 합리적인 처벌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 많은 농구 관계자는 "농구협회, KBL, WKBL 차원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졌을 때에 대비한 강력한(통일된) 처벌 가이드라인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만이 부도덕한 스캔들을 막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관계자는 "사사로운 이익과 개인적인 감정을 버린다면 의외로 세 단체가 접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라고 주장한다. 과연 농구협회 방열 회장, KBL 김영기 총재, WKBL 신선우 총재는 이 부분을 공감할까. 세 사람은 16일 농구인 송년회 자리에서 만났다. 하지만, 그렇게 깊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지는 않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위), 김영기 KBL 총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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