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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수습기자] 이대호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대호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했다.
이대호는 “4팀의 단장님들, 에이전트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도 좋았고 생각보다 나를 많이 알고 계셨다”면서 “현재 미국 진출이 최우선이다. 소프트뱅크 잔류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윈터미팅에 본인이 직접 가지 않고 에이전트를 보낸 김현수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소식은 전해진 반면 이대호는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게다가 지난 16일 미국의 한 매체는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2년 400~500만 달러(한화 약 54억 원) 조건의 계약을 제안 받았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활약에 다소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대호의 연봉은 후배들인 김현수, 박병호(미네소타), 강정호(피츠버그)보다 더 적은 액수다. 나이가 많다는 핸디캡은 있지만 이대호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액수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에 이대호의 고민이 더해가고 있는 것.
이대호는 이미 소프트뱅크 잔류에 선을 그은 상태. 그럼에도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잔류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지난 17일 소프트뱅크 미카사 히로스케 총괄본부 부본부장은 “이대호를 기다리는 자세는 변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잔류 교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팀 동료들의 파격적인 연봉 계약 소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전 유격수 이마미야 겐타가 2,000만 엔 상승한 9,000만 엔(약 8억 7천만원)에 사인했고 포수 호소카와 도오루는 지난해와 같은 1억 엔(약 9억 6천만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어 지난 시즌 팀의 필승조로 활약한 이가라시는 54경기 3승 1패 31홀드 평균자책점 1.38의 활약을 인정받아 무려 1억 5,000만 엔 상승한 3억 5,000만 엔(약 33억 원)에 연봉 계약을 마쳤다.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에게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해주고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타율 0.282 31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재팬시리즈서 타율 0.500 2홈런 8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활약으로 봤을 때 올해 5억 엔(약 48억 원)이었던 연봉은 충분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즉 미국 무대 진출보다 일본 잔류 시 더 많은 액수를 챙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대호는 현재 차분히 몸을 만들며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그는 “당연히 좋은 소식이 빨리 전해지면 좋겠지만 현재는 계약을 조율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마 내년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수로서 내가 할 일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 중인 이대호에게 점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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