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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에게만 '인생작'을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JTBC '마녀사냥'의 지난 2년 5개월 동안 개그맨 신동엽은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어놀았다.
18일 밤 '마녀사냥' 마지막 회에서 신동엽은 "그동안 굉장히 재밌게 봐 준 분들, 약간은 불편함을 느낀 분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과연 19금으로 방송을 해서 많은 분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러분 덕분에 2년 5개월 멋지게 여행하다 돌아간다"고 시청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마녀사냥'의 마지막 장면은 2년 5개월 전 프로그램에 관해 의견을 내놓는 신동엽의 모습이었다. 지금보다 조금은 앳된 얼굴의 그는 "성적인 것에 대해 얘기를 하는 프로그램이 그동안 없었잖아? 그런 쪽 이야기가 그동안은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런데 지금은 묘하게 궁금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재밌겠다. 재밌겠어"라며 '마녀사냥'이라는 새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초반부 MC를 맡았던 샘 해밍턴을 포함해 MC진 중 어느 누구의 공이 더 크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신동엽이 없었다면 '마녀사냥'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드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2013년 8월 '마녀사냥'이 등장한 이후 수많은 아류 프로그램이 채널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솔직한 입담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연예인들은 무수히 연애 혹은 성을 주제로 한 토크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류 프로그램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수많은 아류 프로그램들은 '마녀사냥'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소재와 더 강한 토크를 무기로 내세웠지만, '마녀사냥'은 그 와중에도 특유의 아슬아슬한 적정선을 유지했다. 이걸 가능하게 한 인물이 '적절하게 야한 남자' 신동엽이었다.
그동안 MC를 맡아 온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순간순간 예상할 수 없었던 '19금 색드립'을 날려 시청자를 포복절도 하게 만들었던 신동엽은 대놓고 '19금'을 내건 '마녀사냥'에서 그야말로 메시급 활약을 펼쳤다. 누구보다 방송에 쓰일 수 있는 정도의 '야함'을 잘 아는 MC인 신동엽은 게스트의 솔직과감한 토크를 유도하면서도, 그 미묘한 경계선을 통제해왔다. 그의 존재로 인해 '마녀사냥'은 불쾌하지 않은 19금 토크쇼로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다.
'마녀사냥'을 떠나보내는 시점에서 수많은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이 동엽신(神)의 작정한 '색드립'을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신동엽. 사진 = JTBC 제공,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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