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은 이대로 끝난 걸까.
프로농구 순위다툼이 '6강4약'으로 급격히 분열되고 있다. 20일 현재 선두 모비스와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있는 6위 동부는 5.5경기 차다. 5.5경기 안에 모비스, 오리온, KGC, KCC, 삼성, 동부가 촘촘히 늘어섰다. 반면 6위 동부와 7위 KT는 무려 5경기 차. 전자랜드, SK, LG는 KT보다도 뒤처졌다. 최하위 LG는 6위 동부에 무려 9경기 뒤졌다.
4라운드 중반이다. 하위권 4팀(KT 전자랜드 SK LG)이 기존 6강 구도를 깰 수 있을까. 18일 동부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만난 SK 문경은 감독은 "앞으로 2승1패씩 계속 하는 게 목표다. 포기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카르도 포웰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역시 "할 수 있는 건 다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6강4약 붕괴? 쉽지 않다
6강4중이 붕괴되려면 4약 팀들의 장기연승과 6강 팀들의 장기연패가 맞물려야 한다. 현장 지도자들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실상 쉽지 않다. 6강은 거의 결정됐다"로 요약된다. 2위 오리온과 3위 KGC의 페이스는 좋지 않다.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 부상 이후 공수 밸런스가 완벽히 무너졌고, KGC도 최근 경기력 기복이 있었다. 찰스 로드와 양희종도 개인사와 부상으로 빠진 상태. 하지만, 이 팀들은 벌어놓은 승수가 많기 때문에 6강에서 밀려날 확률은 희박하다. 정상적인 전력을 회복한다고 가정하면 시즌 막판 모비스와 정규시즌 우승을 다툴 유력 후보들.
오히려 4~6위 삼성, KCC, 동부의 최근 페이스가 좋다. 삼성은 단신 빅맨 에릭 와이즈의 합류로 2~3쿼터에 힘이 붙었다. 비 시즌 부상으로 훈련량이 적었던 김준일의 컨디션이 상승세고, 임동섭도 꾸준한 성장세다. 가드진 약점도 신인 이동엽의 가세로 조금 나아졌다. 여전히 수비력이 아킬레스건인데, 승부처에서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KCC는 하승진이 19일 KT전서 20점을 올렸으나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정립했고, 허버트 힐 합류로 높이를 보강했다. 부족한 개개인의 수비력을 팀 수비로 최대한 보완하고 있다. 안드레 에밋이 공격 밸런스를 깨기도 하지만, 김태술, 전태풍, 김효범 등이 최악의 상황까진 막아낸다. 동부는 윤호영이 허리부상으로 빠진 뒤 팀 수비력이 약간 떨어졌지만, 김종범이 쏠쏠히 활약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허웅과 두경민의 공격 횟수가 늘어나면서 공격루트가 다변화됐다. 웬델 맥키네스와 로드 벤슨의 팀 공헌은 여전히 높다. 현실적으로 연패를 탈 만한 팀들이 아니다.
반면 7~10위 KT, 전자랜드, SK, LG는 장, 단점이 확실하다. 최근 6연패에 빠진 KT는 근본적인 전력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각 포지션 별 주전들이 타 팀 주전들을 압도할 만한 신장이나 기량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간판스타 조성민의 부상 공백은 뼈 아프다. 전자랜드는 포웰 합류 후 외곽 공격이 살아났으나 여전히 공수 밸런스는 불안하다. 자멜 콘리가 골밑 수비를 보완해내고 있으나 여전히 전반적인 팀 골밑 수비력이 좋지 않다. 외곽공격이 터지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경기를 할 가능성이 큰 컬러. SK는 시즌 초반에 비해 수비조직력을 상당히 끌어올렸고, 김민수 복귀로 높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그러나 데이비드 사이먼의 체력과 부족한 외곽 득점원이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LG는 트로이 길렌워터의 득점력이 최대 강점이고, 샤크 맥키식이 길렌워터의 체력을 보완해내고 있다. 하지만, 길렌워터와 김종규의 부족한 포스트업 수비력,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수비조직력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5~6경기 차를 극복하려면 하위권 4팀이 5~6연승 이상의 장기연승이 필요한데, 그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한 농구관계자는 "지금부터 5~6연승을 해야 한다. 승차가 더 벌어진 뒤 6라운드에 (5~6연승을)하는 건 의미 없다"라고 말했다.
▲빅딜 가능성은
오히려 6강 팀들의 순위다툼에 관심이 쏠린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느낌이 다르다. 자연스럽게 빅딜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KBL 규정상 트레이드는 4라운드 마감일(올 시즌은 내년 1월1일)까지 가능하다. 빅딜을 하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하위권 4팀의 경우(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한 기존 6강 팀들도 마찬가지) 6강 진출 승부수를 띄우려면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외국선수를 포함한 빅딜이 많이 나왔다.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올 시즌은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빅딜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빅딜은 결국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외국선수가 포함돼야 한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 장신-장신, 단신-단신끼리의 빅딜만 가능하고, 두 외국선수의 월봉 합계 5만달러 이상은 불가능한 규정을 감안하면(그래서 포웰과 대체선수 힐 맞트레이드는 인정됐다) 외국선수 빅딜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귀한 언더사이즈 빅맨을 쉽게 내줄 팀은 없다. 대부분 팀 공격옵션 1번인 장신 외국선수는 더더욱 그렇다.
산술적으로 4강 직행도 가능한 6강 팀들이 4약을 위해 좋은 외국선수를 넘겨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보통 외국선수가 포함돤 굵직한 빅딜은 차기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이 교환되는 경우가 많은데, 내년 신인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강력한 자원들이다. 이들의 지명확률을 완전히 포기할 팀들이 나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반대의 의견도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빅딜 가능성이 있다. 6강 팀들 중 장신선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 팀의 경우 플레이오프 우승을 위해 하위권 팀의 메인 외국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6강에 들어있는 팀들 중 올 시즌 우승에 올인하고, 내년 신인 빅3를 완전히 포기할 생각을 한다면 빅딜은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럴 경우 해당 하위권 팀이 사실상 시즌을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하위권 팀 입장에선 당장 비난을 받아도 결국 내년 빅3를 뽑을 확률은 더 높아진다"라며 빅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얼마남지 않았다. 우승을 위한 빅딜이 일어날까. 혹시라도 6강4약을 뒤흔들 수 있는 연승 연패가 일어날까.
[프로농구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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