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부터 주제 무리뉴의 첼시 경질까지, 2015년 세계축구는 끊임없는 이슈로 가득했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됐던 10가지 뉴스를 소개한다.
▲ ‘400억 사나이’ 손흥민, 亞 최고 이적료
‘손샤인’ 손흥민은 올 여름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몸 값이 비싼 선수가 됐다. 지난 8월 28일 토트넘 홋스퍼와 5년 계약에 서명한 손흥민은 전 소속팀 레버쿠젠에 3,000만유로(약 400억원)을 안겨줬다. 이는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다. 손흥민 이전에 가장 높았던 선수는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로 2001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600만유로(약 350억원)이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흥민의 이적료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아시아 선수에 대한 유럽 구단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아시아에선 마케팅 효과로 인해 일본 선수들이 인기를 누렸다. 실제로 현역 선수 가운데 나카타 이후 가장 높은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도 도르트문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당시 카가와 신지(약 260억원)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유럽에서도 손에 꼽히는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한국 선수도 마케팅을 넘어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MSN 트리오’ 바르셀로나 5관왕 달성
2015년은 바르셀로나의 시대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까지 우승하며 올해만 5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국왕컵, UEFA 슈퍼컵에 이어 클럽월드컵 우승으로 2015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무엇보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이끄는 ‘MSN’ 라인은 역대 최강 공격 조합으로 꼽힌다. 셋은 리그에서만 32골을 합작했으며 각종 컵대회를 합치면 득점 51골로 늘어난다.
▲ 칠레, 99년 만에 코파아메리카 첫 우승
칠레가 남미 최정상에 섰다. 개최국 자격으로 대회에 나선 칠레는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꺾고 99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975년 첫 대회 후 코파 대회서 칠레가 우승한 건 처음이다. 칠레에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회였다. ‘에이스’ 아르투로 비달은 대회 기간에 음주사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비달은 조별리그 2차전이 끝난 뒤 훈련장 인근의 카지노에서 술을 마친 뒤 스포츠카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다 사고를 냈다. 당시 비달은 경찰관을 향해 폭언한 사실이 드러나 언론과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퇴출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호르헤 삼파울리 감독이 비달을 감싸면서 남은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결국 각성한 비달은 이후 맹활약하며 칠레에 사상 첫 우승컵을 안겼다.
▲ ‘뇌물스캔들’ 막내린 제프 블래터 시대
영원할 것 같았던 제프 블래터 시대가 막을 내렸다. 뇌물스캔들의 중심에 선 블래터 회장은 최근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8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블래터는 지난 2011년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4선을 부탁하는 대가로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에게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철퇴를 맞았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7년 간 FIFA 수장으로 일했다. 그러나 그동안 가려졌던 어두운 그림자가 세상 밖으로 밝혀지면서 곪았던 상처가 터지고 말았다.
▲ ‘섹스동영상 협박혐의’ 벤제마의 두 얼굴
사건은 지난 10월 발생했다.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더 마티유 발부에나가 섹스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발부에나를 협박한 인물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카림 벤제마라는 사실이었다. 벤제마는 경찰조사에서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프랑스 라디오 ‘유럽1’이 벤제마와 협박범 사이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이를 들은 발부에나는 분노했다. 그는 프랑스 언론을 통해 “벤제마가 내게 한 행동은 최악의 적에게도 하지 않는 짓”이라며 격분했다. 여론도 벤제마에게 등을 돌렸다. 이에 프랑스축구협회는 지난 11일 벤제마를 당분간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퇴출 통보다.
▲ ‘9분에 5골’ 레반도프스키 기네스북 등재
폴란스 출신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는 2015년 ‘신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공격수다. 그는 지난 9월 2일 볼프스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9분 만에 5골을 폭발시키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5분 첫 골을 시작으로 6분, 9분, 11분, 14분까지 연속해서 5골을 퍼부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5-1 대승을 거뒀다. 9분 5골로 레반도프스키는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분데스리가 최단시간 해트트릭, 분데스리가 최단시간 4골, 분데스리가 최단시간 5골, 분데스리가 교체선수 최다득점까지 4개 영역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 한편 뮌헨에선 수비수 제롬 보아텡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보아텡은 뮌헨 소속으로 2012년 11월 3일부터 2014년 12월 19일까지 패하지 않으면서 56경기 무패행진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 EPL을 강타한 ‘여우 군단’ 레스터 돌풍
‘여우 군단’ 레스터 시티는 2015년 가장 놀라운 팀 중 하나다. 지난 5월 레스터의 프리미어리그 최종 순위는 14위였다. 하지만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레스터는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17경기를 치러 11번 이겼고 단 1번 패했다. 그리고 1패는 레스터 밖에 없다. 맨체스터 시티는 5번 패했고 첼시는 무려 9번 졌다. 레스터 돌풍의 중심에는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라니에리는 2004년 첼시를 끝으로 EPL을 떠난 뒤 발렌시아, 파르마, 유벤투스, AS로마, 인터밀란, AS모나코를 거친 뒤 올 여름 레스터 지휘봉을 잡았다. 당초 강등권에 머물 것이라던 현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레스터는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를 앞세워 초반부터 승점을 쌓아갔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폭풍 역습은 알고도 막기 힘들다. 설마 했던 레스터 돌풍은 이제 거대한 태풍이 된 느낌이다.
▲ 바르사 징계 중심에 선 이승우-백승호
바르셀로나의 FIFA 징계는 2015년을 관통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이승우(18)와 장결희(18) 그리고 백승호(19)가 서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의 해외 이적을 금지하는 FIFA의 규정을 위반해 그동안 어린 선수들의 훈련 및 경기 출전에 제약을 받았다. 그로인해 이승우는 소속팀 훈련에 정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달에는 귀국해 수원FC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 그나마 이승우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장결희는 방출설까지 재기되는 등 논란을 낳기도 했다. 다행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바르셀로나 유소년에 대한 FIFA의 징계는 스페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았다. 하지만 징계도 끝이 보이고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의 경우 내년 1월이면 징계가 풀린다. 특히 백승호의 경우 최근 바르셀로나 1군 훈련에 자주 참가하면서 후반기 프로 무대에 데뷔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 네덜란드는 없다…유로 2016 본선국 확정
네덜란드 없는 유로 2016 본선 진출국이 확정됐다. 유로 대회는 ‘작은 월드컵’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대회다. 내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로 2016은 본선 진출국이 24개로 확대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다. 개최국 프랑스를 비록해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크로아티아, 벨기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웨덴 등 유럽 강팀들이 대거 본선에 합류한 가운데 전통의 강호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초대를 받지 못했다. 거스 히딩크 체제서 유로 예선을 시작한 네덜란드는 최악의 부진 끝에 탈락했다. 조별예선 도중 히딩크를 경질하는 등 극단의 처방을 내렸지만 효과는 없었다. 한편, 본선 죽음의 조로는 D조와 E조가 꼽힌다. D조에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체코, 터키, 크로아티아가 경합한다. 그리고 E조는 벨기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웨덴이 묶여 있다. 월드컵보다 어려운 유로다.
▲ ‘롤러코스터’ 무리뉴와 첼시의 흥망성쇠
2015년 첼시는 정상을 찍고 바닥을 쳤다. 롤러코스터 행보 그 자체였다. 지난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다. 스탬포드 브리지 복귀 후 2시즌 만에 리그 우승을 이끈 무리뉴는 “10년 간 첼시를 이끌 주역들”이라며 우승 멤버들을 극찬했다. 하지만 첼시가 무너지기까진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을 조용하게 보낸 대가는 컸다. 주축 선수들이 건재했지만 팀은 하락을 거듭했다. 동기부여의 부재였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무리뉴와 선수단에 불화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들은 ‘No’를 외치며 일축했지만 계속되는 패배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결국 지난 여름 첼시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무리뉴는 지난 18일 구단과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팀을 떠났다.
[[블래터-비달-손흥민-메시-벤제마(上)/ 히딩크-레반도프스키-무리뉴-바디-이승우(下)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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