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천안 강산 기자] 괴르기 그로저(대전 삼성화재)는 역시 프로였다.
그로저는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그의 아내와 두 딸도 경기장을 찾아 축제를 즐겼다. 그는 여자부 경기에 깜짝 등장,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본 경기에서는 팀코니 소속으로 2점을 올렸다.
그로저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35.31득점(총 565득점) 공격성공률 54.92% 맹활약 중이다. 리그 득점 선두. 자타공인 에이스로 삼성화재의 순항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올스타전 직후 만난 그로저에게 올스타전 출전 소감을 물었다. 그는 러시아와 독일 리그에서도 올스타전에 출전한 바 있다. 다른 점을 묻자 "나라마다 느낌이 다르다"며 "한국 올스타전은 재미있고, 잘 꾸몄다는 느낌이 든다. 아내도 무척 즐거워했다"며 웃음 지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그로저의 서브 콘테스트 불참 이유를 궁금해했다. 이날 2세트 종료 후 진행된 남자부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에는 팀당 한 명씩 출전했는데, 삼성화재에선 그로저가 아닌 류윤식이 나섰다.
그로저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세트당 서브득점 0.770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대전 OK저축은행전에서는 역대 한 경기 최다 서브득점 신기록(9개)을 수립했다. 연속 서브득점 신기록(4개)도 그로저가 갈아치웠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서브 최고 시속 130km를 넘겨 화제가 됐다. '서브득점 제조기' 그로저의 불참 이유에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이날 서브 콘테스트 우승은 송명근(OK저축은행, 113km)의 차지였다. 만약 그로저가 출전해 평소처럼 서브를 때렸다면 우승은 문제없었다. 상금 100만원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몸을 보호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로저는 "독일 국가대표로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있다"며 "러시아 리그에서 뛸 때 올스타전 서브 콘테스트에 출전했다가 부상한 적이 있다"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다치면 안 된다"며 애국심을 보였다.
그로저는 29일 대전 한국전력전이 끝나면 고국 독일로 출국한다. 내년 1월 1일 OK저축은행, 1월 3일 대한항공, 1월 9일 현대캐피탈전에 출전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순위 다툼 중인 상위권 팀과의 맞대결에 나설 수 없게 된 것. 그로저는 "다른 유럽 국가는 올림픽 예선 기간에 리그를 중단한다. 하지만 한국은 아니다"며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다녀와서 최선을 다해 삼성화재의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괴르기 그로저가 두 딸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천안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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