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에도 또 다른 대형타자가 필요하다.
KBO리그 최고 타자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줄잇고 있다. 2014년 강정호(피츠버그)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가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한미 포스팅시스템, 김현수는 FA 자격을 통해 메이저리그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투수가 대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내년에는 류현진(LA 다저스)을 제외하고 최대 5명(추신수, 교섭을 펼치고 있는 이대호 포함)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를 볼 수 있다. KBO리그가 타고투저리그가 되면서 투수보다 타자들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한국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연스럽게 한국인타자들이 상종가를 친 결과다.
▲메이저리그 도전은 계속된다
10개구단 간판타자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강정호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손아섭과 황재균(이상 롯데)은 쓴맛을 봤지만,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증명했다. 이들은 좀 더 실력과 경험을 쌓는다면(특히 FA 자격을 얻는다면)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외에도 국내 간판급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관계자는 "최근 국내선수들이 비활동기간에 자비를 들여 해외에서 개인훈련을 하거나, 술을 덜 마시고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라고 했다.
더구나 최근 각 구단들은 간판타자들의 해외진출을 막지 않는 분위기다. 넥센과 두산이 그랬고, 쓴맛을 봤지만, 롯데 역시 선수 개개인의 꿈을 존중했다. 간판타자들이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꾸준히 끌어올릴 경우 메이저리그는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게 입증된 상태다. KBO리그를 경험했던 수 많은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투수들에 의해 한국타자들의 가능성이 직, 간접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대형타자 육성 필요성
2016년에는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새로운 최강자가 탄생한다. 박병호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연패했던 부문이다. 외국인선수 수준이 점점 높아지면서, 에릭 테임즈(NC)를 비롯한 각 팀 간판급 외국인타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한편으로 각 구단들이 간판급 국내 타자 육성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인 타자들이 계속 해외로 유출되고, 수준 높은 외국인타자들이 계속 유입되면 국내 타자들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어차피 외국인타자는 각 팀 2명(보통 1명)까지만 쓸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KBO리그에서 장수한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려면 국내 대형타자 육성이 해답이다. 삼성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했던 건 다른 원동력도 많았지만,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이라는 타자들을 수년전부터 육성한 결과물이었다. 두산도 지난 시즌 허경민을 발굴했고, 민병헌 정수빈 김재호 등 기존 간판타자들을 한 단계 성장시켜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나아가 한국야구가 박병호에 버금가는 50홈런 타자, 강정호에 버금가는 공격형 유격수, 김현수에 버금가는 중거리 교타자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이 부분은 단순히 각 팀의 전력과 미래 대비 차원을 넘어서서, 한국야구의 흥행과 국제경쟁력이 걸린 문제다. 아무래도 대형타자가 리그 흥행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최근 각 팀들은 고액 FA, 고액 외국인선수 영입에 전력을 다하면서도 자체 팜 시스템 구축 및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물이 대형타자 육성으로 이어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국야구는 제2의 박병호, 강정호, 김현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박병호(위), 김현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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