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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하고 싶다. 한국으로 유턴하면 실패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달러(약 82억3000만원) 계약을 맺은 김현수가 29일 서울 대치동 컨벤션벨라지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현수는 2년 뒤 FA 자격을 갖추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2년간 맹활약하면 메이저리그서도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김현수는 수유초등학교, 신일중학교, 신일고등학교를 거쳐 2006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두산에서 올 시즌까지 통산 1131경기에 출전,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을 기록했다. 국제대회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금메달), 2009년과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년과 2014년 광저우-인천아시안게임(금메달), 2015년 프리미어12(우승) 등에 잇따라 참가,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다음은 김현수와의 일문일답.
-볼티모어에 대한 느낌과 등번호(25번) 선택이유는
"홈 구장(캠든야드)이 좋더라. 여기서 내가 뭘 해야 할지 느꼈다. 등번호는 50번을 달고 싶었는데, 없는 번호가 25번, 27번이었다. 그래서 27번을 달고 싶었는데, 에이전시가 25번이 배리 본즈가 달았던 번호라며 추천했다."
-구단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어땠나
"댄 듀켓 단장을 만났다. 옆에서 에이전트가 구단 관계자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는 "입단식 전날 구단 관계자들이 설명을 많이 해줬다. 김현수 성격이 좋아서 오리올스에 입단하면 다른 선수와 융화를 잘 할 것같다는 얘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볼티모어에서 잠깐 지낸 소감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게 좋았다.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고, 한국 음식도 찾아서 먹으러 다녔다. 식당 사장님이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다만, 미국에 가면 동료들과 수다를 떨 수 없을 것 같은데, 통역 옆에 꼭 붙어 다닐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심한 시기와 동기는
"리코 스포츠 등 에이전시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국시리즈 끝난 뒤에는 미국에 꼭 가고 싶지는 않았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솔직히 처음부터 미국에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다."
-계약 세부사항을 공개할 수 있나
"에이전트에게 맡겨뒀다. 700만 달러라고 얘기해주더라. 이것저것 비밀이 많다. 나도 알고 싶은데 영어로 돼있어서 잘 모르겠다."(웃음)
(이예랑 리코 에이전시 대표는 "2017시즌 후 메이저리그 FA 20-B 조항에 의거,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캠든야드에 대한 느낌은
"잘 모르겠다. 뛰어보지 않았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계단식 불펜도 봤다. 베이스 루스 아버지가 하던 바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야구장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시설이 좋았다. 내년에 게임을 하면 느낌은 또 달라질 것 같다. 잠실구장과 비교해보면 타석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대신 투수들 공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장타가 많이 나올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메이저리그에서 만나고 싶은 투수는
"메이저리그 모든 투수와 다 붙어보고 싶다. 각 팀 1선발들을 상대해보고 싶다. 특히 올 시즌 보스턴으로 간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맞붙고 싶다. 정말 좋은 투수로 알고 있다. 공격적인 투수이고 볼넷을 많이 주는 투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목표는
"수치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주전경쟁서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에 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적응을 잘 해서 주전경쟁서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호하는 타순도 따로 없다."
-자신만의 장점은
"특출 난 장점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단점도 크지 않은 것 같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본다. 그래도 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들보다는 헛스윙을 하지 않고 커트를 많이 할 것 같기는 하다."
-선구안이 좋은 비결은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초구부터 치는 경향이 있다. 비결은 빠른 승부다."
-신고선수 출신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
"좋은 지도자들을 만나서 기회를 쉽게 얻었다. 그러면서 타격도 많이 좋아졌다.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고 1군에 갈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역 마무리는
"개인적인 생각은 미국에서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한국으로 유턴하면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다."
-빠른 볼에 대한 대처는
"미리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최대한 적응을 많이 하겠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스승은
"1군에서 뛰게 해주신 김경문 NC 감독님, 김광림 타격코치님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 1년 내내 저를 붙잡고 가르쳐주셨다. 송재박 감독님도 그렇다. 김민호 코치님은 수비를 많이 가르쳐 주셨다. 두산 코치님들에게 감사하다."
-류현진, 박병호 한국인 빅리그들과 연락했나
"서로 안타 1개씩만 치고, 현진이 형은 안타 1개만 맞아줬으면 한다. 경기는 우리 팀(볼티모어)이 이겼으면 한다."
-현지 적응은
"먹는 건 크게 걱정 없다. 음식은 다 잘 먹는다. 주전 경쟁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팀에 융화돼서 게임에 많이 출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트라이크 콜이 낮은 코스에 후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을 잘 해야 한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을 파악해 대처하겠다."
-내년 KBO리그 판도를 예상한다면
"내년에도 두산이 우승했으면 한다. 다만, NC가 세고 롯데와 한화도 강해졌다. 10개 구단 선수 모두 다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
-결혼을 하는데
"결혼할 여자친구가 신분 노출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6년 열애하고 결혼하게 됐다. 잘 살겠다."
-향후 계획은
"운동은 어제부터 시작했다. 계약하기 전에도 몸을 만든 상태였다. 지금도 몸 상태가 떨어진 편은 아니다. 비자가 나오는대로 미국에 가서 시차적응도 하고 운동도 할 것이다."
-두산 팬들에게 한 마디
"팀에 남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기운을 잘 이어가서 내년에 볼티모어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란다."
[김현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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