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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전경쟁서 살아남아야 한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달러(약82억3000만원)조건으로 계약한 김현수.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입성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김현수는 에이전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의 든든한 지원 속에 메이저리그 정복을 준비 중이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비단길이다. 볼티모어는 김현수가 KBO리그 1131경기서 거둔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 660득점의 가치를 확실히 인정했다. 이예랑 대표에 따르면, 김현수와 볼티모어 계약은 김현수에게 유리한 조건이 많다. 결국 김현수가 2016시즌, 2017시즌에 제 몫을 해낼 경우 2018시즌 이후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볼티모어에서 2년간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는 것만이 관건이다.
▲에이전트와의 신뢰관계
이예랑 대표는 리코스포츠의 수장이자 김현수의 에이전트다. 그는 국내에서 김현수 관련 업무를 봤고, 김현수의 볼티모어 계약도 진두 지휘했다. 이날 기자회견도 직접 준비 및 진행했고 취재진의 질문에도 성실히 답변,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도 김현수와 이 대표의 신뢰관계가 매우 두텁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귀띔.
이 대표는 현재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비자 발급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1월 15~20일 사이에 출국하는 게 목표다. 김현수가 출국한 뒤 뒤따라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라고 했다. 최대한 비자를 빨리 발급받은 뒤 김현수를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볼티모어 훈련장에 합류시킨다는 계획이다. 김현수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몸을 만든 뒤 2월 10일경 플로리다로 이동, 볼티모어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유리한 계약조건
이 대표는 김현수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취재진에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김현수에게 2시즌 내내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해당 선수를 25인 로스터(당일 경기출전 가능한 명단)에 넣었을 때 선수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는 걸 의미한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시즌 중 마이너리그 선수를 콜업하거나 타 구단과 트레이드를 할 때 25인 로스터를 조정할 수 있다. 이때 기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방출되거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 그러나 김현수는 마이너 거부 조항에 의해 2년 내내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 (김현수가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지 못할 확률은 제로다. 과거 윤석민의 경우 첫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 없었다)
또 하나. 이 대표는 기자회견 진행 도중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FA 20-B 조항에 의거, 2017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루키가 2년 계약을 맺고 FA 자격을 얻을 수는 없는데, 이 대표는 특수조항을 계약서에 넣는 데 성공했다. 결국 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2017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볼티모어 포함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 김현수는 2018년에도 고작 만 서른이다. 충분히 장기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다.
▲볼티모어 음식점 사장의 한 마디
김현수는 기자회견 도중 볼티모어 음식점 사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음식점을 두 번 찾았는데 사장님이 '이민을 오려면 진짜 열심히 일 해야 한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한국 음식점 사장이 김현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이민을 준비하는 젊은 사람 정도로 오해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해프닝이었지만, 김현수로선 초심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그는 "진짜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했다. 1군에 올라가기 위해 악착같은 나날을 보냈던 9년 전 신고선수 시절 그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이제 그는 KBO리그 신고선수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니 항상 마음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음식점 사장이 자신에게 한 말과 맥락이 닿는다.
주변환경은 제대로 갖춰졌다. (적어도 알려진 부분에서는) 계약조건도 만족스럽다. 메이저리그에 서 성공할 수 있는 비단길이 열렸다. 남은 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한국산 타격기계의 명성을 입증하는 것뿐이다.
[김현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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