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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그 녀석’도 돌아왔으니, 이제 ‘사고뭉치’도 대중 앞에 설 때가 됐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15 ‘리쌍극장 시즌3’가 개최됐다.
이날 리쌍은 ‘주마등’ ‘회상’ ‘러쉬’ 등 자신들의 히트곡으로 오프닝을 달구며 등장했다. 팬들은 뜨겁게 환호하며 그들을 맞았다.
이 가운데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길은 “사고뭉치 길성준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개리도 “재미없는 친구 길성준”이라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길은 지난 2013년 음주운전 물의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솔로곡 ‘바람아 불어라’를 낸 후에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고, 간간히 공연으만 무대를 선보여왔다.
길은 시종일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관객들과 호흡하고 개리와 대화를 나눌 땐 재치가 넘쳤다. 최근 방송과 사업 모두 성공을 거둔 개리를 향해 ‘십새X’라고 거침없이 욕을 건네는가 하면, “죄송하다. 욕을 끊었는데.. 아이들의 귀를 닫아달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마치 MBC ‘무한도전’에서 활발히 활약할 당시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라 눈길을 끌었다.
또 길은 지난달 발매된 솔로 앨범 타이틀곡 ‘바람아 불어라’ 무대를 선사한 후 “사고치고 한창 힘들 때 산을 걷다가 이런 저런 생각을 글로 옮겨 만든 노래다. 제 주위 친구들이 좋아한다. 그 녀석(노홍철)도 좋아한다. 정형돈도 좋아한다. 주위에 힘든 친구들이 많다.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것이다”라고 장난섞인 진심을 내비쳤다.
그러나 길은 음악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 홀로 ‘느티나무’ ‘아쉬움’을 열창할 때나, 정인과 호흡을 맞춘 ‘벗’ ‘걱정말아요 그대’ ‘리쌍부르쓰’ ‘Think about chu’ ‘Love never felt so good’ 무대에서도 길은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무게감있고 진중한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길이 ‘사고’를 치고 대중 앞에 모습을 감춘 지도 2년8개월이 흘렀다. 최근 길의 뒤를 이어(?) 음주운전 물의를 빚고 조용히 지냈던 노홍철도 방송 활동 기지개를 켰다. 아직 비난의 시선이 있지만 노홍철은 밝은 모습으로 용기있게 용서를 구했고, 이에 따라 대중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때문에 길의 본격적인 활동도 이제는 재개돼야 한다는게 많은 이들의 중론이다. 간간히 신곡만 내는게 아니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 만년 ‘사고뭉치’로 남을게 아니라 대중이 사랑했던 가수 겸 방송인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한편 이날 길 외에도 한솥밥을 먹고 있는 개리, 정인, 미우도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우선 개리는 ‘랩해’ ‘엉덩이’ ‘둥둥’ ‘SHIPAPA’를 통해 거침없고 강한 모습을 보여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으며, 미우와 ‘바람이나 좀 쐐’ ‘You know I'm no good’ ‘Rehab’와 호흡을 맞춰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개인 무대도 훌륭했지만, 리쌍은 역시 두명이 뭉쳐 완전체를 완성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했다. ‘독기’ ‘나란 놈은 답은 너다’ ‘TV를 껐네’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뚝방의 꿈’ ‘겸손은 힘들어’ ‘광대’ 등을 선보여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3년만에 ‘리쌍극장’으로 돌아온 리쌍의 전국투어는 공연 불황 속에서도 3개 지역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연말 대표 공연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쌍은 지난 12일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 3개 도시에서 ‘리쌍극장’ 전국투어 콘서트를 마쳤다. 오는 31일에는 서울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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