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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이들이 있어서 밋밋하지 않았다. 독설을 했지만, 분위기가 살았다. 개그맨 이경규, 김구라의 힘이다.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SBS '2015 SAF 연예대상'(MC 이경규 전현무 장예원)이 진행됐다.
이날 사회를 맡은 동시에 대상 후보였던 이경규는 초반부터 입담이 화려했다. 그는 자신의 대상 수상을 자신하며 "나와 김병만의 1대1 대결이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내가 대상을 타면 소 50마리를 쏘겠다. 횡성에서 한우가 오고 있다"고 공수표를 날렸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올 해만 SBS 프로그램 3개를 없앴다. '붕어빵' 없어지고, '힐링캠프'에서 내가 없어지고 '아빠를 부탁해'에서 딸까지 다 없앴다"며 "내가 여기서 MC를 왜 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셀프 디스를 하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경규는 시상식 당일 기준으로 방영 중인 프로그램이 단 하나도 없는 관계로 사실상 일찌감치 유력한 대상 후보에서는 제외됐다. 이 같은 상황을 이경규는 웃음으로 승화시켰는데, "연예대상 발표를 내년으로 유보하자", "이렇게 동료들끼리 싸우면 안 된다. 연예대상을 폐지시키겠다"는 등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을 하며 웃음을 안겼다. 자신의 대상 수상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후배들에게도 눈을 치켜 떴지만, 이내 순순하게 받아 들였다.
특히, 이경규는 이날 무관에 그친 강호동을 살뜰히 챙겼다. 이경규는 "만약에 유재석이 대상을 타면 저와 강호동 씨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로 쓸쓸히 돌아가는 참사가 벌어지게 된다"며 "끝나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김구라 역시 특유의 돌직구 화법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프로듀서상을 받은 뒤 김구라는 "꼭 한 번 받아보고 싶은 상이었다"며 SBS 공채로 입사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SBS의 PD 계보를 쭉 읊으며 웃음을 안겼다. 사내 조직도에 통달한 듯한 김구라는 PD들의 실명을 언급하는 특유의 습관으로 재치 있는 수상소감을 수 놓았다.
김구라의 사이다 매력이 두드러졌던 것은 대상 전망 인터뷰에서였다. "나는 어제의 김영철, 박명수 같은 존재"라며 아주 객관적으로 대상을 점치던 김구라는 "유재석이 대상을 타야 세상이 평화롭다"는 촌철살인을 날렸다. 특히, 이 자리에서 절친한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과 전 부인인 방송인 오정연의 재회를 언급하려는 듯한 시도를 했는데, "시청자의 몫이다. 묘미다 묘미"라며 서장훈을 달랬다.
2015 MBC 연예대상에 빛나는 김구라는 이날 SBS 시상식에서도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톡 쏘는 사이다 웃음을 안겼다.
이경규와 김구라는 독보적인 캐릭터와 특유의 입담으로 SBS '연예대상'의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하며 '대세 예능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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