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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이 분'들'은 대상을 받아 마땅합니다"라는 말 뒤에 '유재석, 김병만'의 이름이 호명됐다. 개그맨 유재석과 김병만은 공동 대상의 주인공이 되며 반씩 웃었다. 한 하늘에 태양이 두 개일 수 없는 이치인데, SBS는 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일까.
▼유재석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
올 한해 예능 부문에서 다소 부진했던 SBS에서는 눈에 띄는 독보적인 대상감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유재석이 대상을 받아야 세상이 평화롭지 않겠냐"라는 개그맨 김구라의 말은 웃으면서 들었지만, 사실 뼈 있는 한 마디였다. 뚜렷하게 선전을 기록하지 못한 5인 후보 중 유재석은 SBS라는 울타리를 넘어 그 존재감이 분명했고, 때문에 이 중에 누군가가 대상을 받아야 한다면 유재석이여야 한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풀이된다.
유재석은 SBS의 간판 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오랜 시간 이끌어온 리더였고, 올해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론칭해 자리를 잡는데 공헌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대상 수상은 무리가 없기도 하다. 다만, 유재석이기에 조금은 기대치가 높았던 점도 있다. 이는 유재석도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런닝맨'이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변화를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부족한 웃음은 2016년에 채우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앞서 KBS, MBC에서 방송인 이휘재, 김구라에게 대상을 내어준 유재석은 마지막 SBS의 대상 트로피에 강한 집착을 보이기도 했다. "난 정말 나쁜 녀석"이라며 스스로를 디스하면서도 재치 있고 야무지게 대상을 노렸다. 유재석은 올해 SBS에서 대상을 받으며 2008년, 2009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5번째 SBS 연예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더불어 지난 2005년부터 백상예술대상을 포함해 11년 연속 대상을 타는 기록을 경신했다.
▼김병만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
세계의 평화를 위해(?) 유재석에게만 대상을 주기에 김병만은 현재 SBS 예능의 상징적인 존재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에 있어서 두드러지진 않지만, SBS만의 독보적인 콘텐츠인 '정글의 법칙'을 5년간 이끌어온 장본인이 바로 김병만이다. 절대적인 체력과 강인한 생존력으로 특유의 장점을 갖고 있는 김병만은 대체 불가능한 예능인이다.
세계 방방 곡곡의 오지로 떠나고, 몸을 아끼지 않는 김병만의 투철한 책임감과 프로정신은 '정글의 법칙'을 견인하는 원동력이다. 타 예능에 비해 더욱 고되고 열악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정글의 법칙'을 묵묵하게 이끌어 온 김병만의 공로를 SBS는 외면할 수 없었던 터다. 김병만은 "너무나도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 때마다 언제나 연기자들을 먼저 생각해 준 PD,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특수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녹화이기에 나올 수 있는 끈끈하고 생생한 소감이었다.
더불어 김병만의 대상 수상에는 김병만을 필두로 최근 론칭한 '주먹 쥐고 소림사'에 대한 기대와 격려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SBS는 향후에도 '정글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주먹 쥐고 소림사'를 시즌제로 진행할 전망이다. 때문에 전면에서 이를 끌고 가는 김병만에 대상의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병만은 지난 2013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한편 SBS '2015 SAF 연예대상'에서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동상이몽' 유재석, '정글의 법칙'과 '주먹쥐고 소림사' 김병만, '스타킹' 강호동,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아빠를 부탁해' 이경규, '동상이몽' 김구라가 경합을 벌였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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