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작년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오재원도 대부분 두산 선수처럼 뜻 깊은 2015시즌을 보냈다. 주장을 맡아 시즌 초반 부담감이 있었다. 스타트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회복하며 타율 0.280 11홈런 59타점 60득점 31도루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 두산의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전서는 통렬한 배트 던지기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재원은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쉴 틈 없이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뒤늦은 FA 계약을 체결했다. FA 거품이 빠진 뒤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4년 38억원 계약이 적정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FA 계약을 끝으로 다사다난한 2015년을 마쳤다.
행복했던 2015년을 뒤로 하고 2016년을 맞이했다. 남들보다 몸 만들기 돌입 시점이 늦었다. 제대로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하다. 오재원은 최근까지 또 다른 FA 계약자 고영민과 함께 이천 베어스필드에서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2일 두산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합류했다. 오재원은 "몸은 여기서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 부를 때가 됐다"라고 했다.
▲2015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오재원은 "작년에 우승을 두 번이나 맛봤다. 아직도 TV에서 그 장면(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어12 우승)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작년은 잊어버리더라도 그냥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라고 잘라 말했다.
FA 계약도 마찬가지. "FA라고 해서 예년과 다른 마음가짐을 갖는 건 아니다. 똑같다. 책임감을 더 갖는 것보다는 그냥 야구는 매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생각만 갖고 있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2015년은 잊고, 새 출발 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주장 감투를 벗었다
오재원은 지난해 주장을 맡았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아도 부담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실제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흔들렸다. 그는 "주장을 맡으니 내가 잘 준비해서 내 성적만 올리는 것만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의 상황을 봐야 했고, 팀은 왜 지고, 이기면 이기는 대로 이 분위기를 어떻게 이어갈지를 고민해야 했다. 중간에서 다리역할을 해야 했던 만큼 내 시간(자신의 야구를 고민하는 것)이 부족했다"라고 털어놨다. 확실히 오재원은 주장 감투와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재원은 "도움이 됐던 1년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올 시즌 주장 (김)재호에게도 도움이 되는 1년이 될 것 같다. 재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올 시즌에는 재호에게 내가 많은 도움을 줄 생각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제는 고참으로서 팀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재원은 "재미 있게 1년을 보내고 싶다. 힘들어도 재미 있는 팀 컬러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했다. 주장 감투를 벗었으니 올 시즌 오재원 야구는 더 잘 풀릴 수 있다.
▲벌크업보다 기본으로
오재원은 지난해 효율적인 개인훈련을 통해 벌크업에 성공,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체계적인 벌크업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물론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야 하지만, 벌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2015시즌을 늦게 마쳤다. 프리미어12와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느라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팀 동료들보다 몸 만들기 스타트 시점이 늦었고, 페이스 자체가 다소 느리다. 그는 "이천에서 자체적으로 보충훈련을 해왔다"라고 했다. 2일 시드니에 합류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선 웨이트트레이닝과 말고도 타격, 수비 훈련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오재원은 올 시즌 화두를 기본으로 잡았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러닝과 기본적인 몸 만들기에 충실하자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프리미어12에서 정근우, 이용규, 이대호 등 최고의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야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수비력을 좀더 가다듬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주전 야수의 기본은 수비다. 오재원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비결은 수비였다. 1~2점차 승부서 강한 팀은 수비가 좋은 팀"이라면서 "올해 또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고 싶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결국 기본, 특히 수비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오재원이 2015년과는 또 다른 2016년을 준비한다.
[오재원. 사진 = 호주 시드니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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