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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장르가 강동원이요? 말만 들으면 좋은 말인 것 같은데, 영화 전체를 봤을 때는 ‘좋은 말인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치원(강동원) 캐릭터가 원래 그랬어요.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원맨쇼를 하는 캐릭터였죠.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든 캐릭터였어요.”
배우 강동원이 또 한 번 ‘장르가 강동원’인 영화로 돌아왔다. 강동원이라는 말 한 마디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용납되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을 발산했다. 영화를 본 후라면 누구라도 강동원의 대표작으로 ‘검사외전’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은 허세남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치원으로 분했다. 검사 변재욱이 깔아준 판 안에서, 치원이 된 강동원이 능청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팔딱팔딱 활개를 친다.
“제가 원래 코미디를 좋아해요. 데뷔작도 사실 코미디였죠. ‘전우치’, ‘두근두근 내 인생’처럼 중간 중간 코미디 작품들도 선보였어요. 전 슬랩스틱이 재미있더라고요. 클래식한 재미도 있고요. 만약 제가 예전에 태어났다면 그런 장르의 영화를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워낙 몸 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자신에게 내재된 코믹 본능이 있다는 강동원은 많은 대중들이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코믹감을 이번 영화에서 폭발시켰다. 평소 작품 속에서 자신의 말투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검사외전’에서는 특유의 경상도 억양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극 중 치원이 영어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수준급 영어 실력을 지닌 강동원임에도 한국식 영어를 경상도 억양으로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냈다.
“치원이 굉장히 사랑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허술한 면도 있으면서도, 사건을 해결해가는 인물이었으면 했죠. 치밀한 건 싫더라고요. 사실 살짝만 바꾸면 굉장히 치밀해질 수 있는 캐릭터인데, 그렇게 하면 얄미울 것 같고. 제 평소 말투도 많이 사용해 영화 준비를 했어요. 원래 말투 같은 것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이번 건 제 말투를 많이 활용했어요. 영어를 할 때도 경상도 억양이 조금은 묻어나야 재미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죠.”
사실 강동원은 외모에 묻혀 저 평가 받는 배우다. 소위 말하는 ‘열일’도 최근에서야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쉰다는 개념이 없었다’는 강동원은 배우로 살아온 13년 동안 군대를 다녀온 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쉬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에는 노출이 워낙 없으니까 ‘노는 사람인가 보다’ 하셨는데, 이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바뀌더라고요. 이제 알아봐 주시니까 마음이 편해요. (웃음) 과거에 제가 스스로 ‘전 열일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해봤자 아무도 안 받아줬을 거예요. 다른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제가 말한다고 해서 받아주는 건 아니니까. (일년에 거의 두 작품씩은 꼭 하는데) 유난히 지난해에는 스케줄이 맞아 떨어져서 세 작품을 연속으로 찍긴 했어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배우 강동원. 사진 = (주)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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