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고동현 기자] 다시 그라운드에 설 일만 남았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오승환은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훈련을 이어간 뒤 18일부터 열리는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 곳이 한국이든, 일본이든 최고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단순히 실력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야구 선수 중 이미지가 좋은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진중한 모습을 보여 팬 수와 비교해 안티의 숫자가 현저히 적었다.
그랬기에 지난 겨울은 오승환에게 더욱 차가운 계절이었다. 그동안 쌓은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려 버렸기 때문. 루머로 떠돌던 오승환의 불법 도박은 결국 일정 부분 이상 사실로 밝혀졌고 검찰로부터 벌금 700만원 약식 명령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2016년 거취는 대중에게 안긴 실망과는 별개였다. 그의 활약상을 예전부터 지켜본 세인트루이스가 그를 영입한 것. 세인트루이스는 입단식 다음날 그를 곧바로 25인 로스터에 올릴 정도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 또 한 번 문제가 생겼다. 입단식에서 '도박 파문으로 인해 미국에 온 것은 아닌가'라는 물음에 "절대 아니다. 큰 사건이 될 지 몰랐고 불법인지도 몰랐다"고 답했기 때문. 거짓말에 이어 또 한 번 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언행이었다. 이로 인해 오승환은 1월 13일 입국 직후 고개부터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당초 2월 1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올시즌을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비자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예정 스케줄이 열흘 정도 미뤄졌다.
이렇듯 그의 지난 겨울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여전히 야구팬들의 시선 역시 냉랭하다. 메이저리그 진출만 본다면 충분히 환영 받을 일이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그렇다고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야구장 밖에서는 안 좋은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야구 본질적인 것만 본다면 모든 야구선수들의 꿈인 메이저리그 데뷔가 눈 앞에 왔다.
그는 출국을 앞두고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더 모범적인 모습 보여드리고, 실망시켜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 많이 했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그가 세인트루이스의 기대에 부응하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오승환. 사진=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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