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침내 평균연봉 2억원 시대다.
2016시즌 KBO리그 평균연봉(1군 상위 27명 기준)은 2억1620만원이다. 1982년 원년 1215만원이었다. 2015년에는 1억9325만원이었다. KBO리그 태동 35년만에 평균 연봉 2억원 시대가 열렸다. 원년과 올 시즌을 비교하면 무려 35배 상승했다.
KBO리그는 지난 35년간 질적, 양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원인과 배경, 정당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KBO리그가 FA 인플레이션, 외국인선수 몸값 상승의 최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결국 평균연봉 상승은 어느 정도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억대 연봉자만 148명이다. 전체 28%. 10억원을 넘게 받는 국내 선수도 7명이다.
▲심화된 부익부빈익빈
부익부빈익빈도 심화되고 있다. 예비 FA시즌부터 각 구단 간판선수의 몸값은 뛴다. 실제 FA가 되면 거기서 더 뛴다.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이 공식적으로 철폐됐다. 190만달러(에스밀 로저스), 170만달러(헥터 노에시) 계약(20억원이 넘는다)이 성사되는 시대다.
하지만, 상위 27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연봉은 3104만원. KBO리그 최저연봉(2700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 결국 수십억원대 고액 FA 계약을 맺은 간판스타들, 10억원을 넘게 받는 외국인선수들과 1군 백업, 퓨처스 선수들의 연봉 격차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수준으로 벌어졌다.
현재 KBO리그는 고액 연봉자들이 야구를 잘해야 구단의 투자대비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여전히 간판선수들에 대한 각 팀의 의존도는 높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 실질적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구단들 현실을 감안할 때 고액 연봉자들이 부진할 경우 구단의 전력, 경제적 타격이 크다.
한 야구관계자는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부익부빈익빈은 고민거리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고액 연봉자들의 책임감 확립과 흙 속의 진주를 캐는 구단들의 시스템 강화(저비용 고효율 선수 발굴)다. 그런데 몸값 부익부빈익빈과는 별개로 구단들의 육성 시스템 강화는 점점 체계화되고 있다. 실질적 성과를 얻는 구단들도 있다. (퓨처스 최신식 구장 운영, 퓨처스 해외전지훈련, 3군 육성 등등)
▲그들의 무거운 책임감
결국 고액 연봉자들의 책임감 확립이 평균 연봉 2억원 시대를 맞이한 KBO리그의 숙제다. 프로 선수들이 가져야 할 당연한 마인드지만, 의외로 흠집이 많이 난 부분이기도 하다. KBO리그는 최근 법적, 도덕적 해이가 불러온 불미스러운 사건이 많았다. 음주운전은 잊을만 하면 터졌다, 삼성 불법도박 스캔들은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SNS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도 심심찮게 터졌다. 모두 KBO리그의 명예와 이미지 저하로 이어졌다.
연봉을 떠나서 모든 프로선수가 법적, 도덕적인 문제에 휘말리는 건 좋지 않다. 그러나 특히 고액 연봉자가 이런 사태에 휘말릴 경우 구단이 상대적으로 더욱 뼈아프다. 예를 들어 삼성 불법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3명의 선수 모두 2억원 이상 고액연봉자다. 그 스캔들이 삼성의 통합 5연패를 가로막은 결정적 원인이었던 건 확실하다.
여전히 한국사회의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연봉 1억원은 로망이다. 그러나 KBO리그에는 그 두 배인 2억원을 넘게 받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팬들은 그들에게 무한한 격려를 보낸다. 그들은 KBO리그의 흥행과 질적 수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고액 연봉자들은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다른 선수들보다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 사회적, 도덕적으로 떳떳해야 한다. 팀 성적은 물론 한국야구의 기술적 발전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지난해 한 관계자는 "왜 야구선수에게 연봉을 많이 주는지 아는가. 그 자체가 곧 구단과 팬들이 그 선수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책임감"이라고 했다.
[KBO리그 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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